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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전기차, 중고 시장서 '반값' 추락...제조사發 재정 위기 경고등

3년 만에 잔존 가치 70%→49% 급락...업계 '시한폭탄' 우려 고조
최신 기술 집착하는 소비자, 중고차 외면 심화...리스 차량 증가도 한몫
'억' 소리 나던 고급 전기차가 불과 3년 만에 중고 시장에서 반값으로 떨어지며,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재정에 빨간불이 켜졌다. 2023년 초 70%에 육박했던 프리미엄 전기차의 잔존 가치는 2024년 말 49%까지 급락, 업계에서는 이를 '시한폭탄'으로 비유하며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억' 소리 나던 고급 전기차가 불과 3년 만에 중고 시장에서 반값으로 떨어지며,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재정에 빨간불이 켜졌다. 2023년 초 70%에 육박했던 프리미엄 전기차의 잔존 가치는 2024년 말 49%까지 급락, 업계에서는 이를 '시한폭탄'으로 비유하며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사진=로이터
고급 전기 중고차의 가치 하락세가 가팔라지면서 제조사, 딜러, 리스 회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독일 유력 일간지 한델스블라트가 지난 26(현지시각) 보도했다.
독일 자동차 신탁(DAT)과 아우토스카우트의 자료에 따르면, 3년 된 프리미엄 전기차의 잔존 가치는 2023년 초 약 70%에서 2024년 말 49%로 급감했다. 한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의 고위 임원은 "이것은 시한폭탄이다"라며 "업계 전체에 엄청난 문제"라고 경고했다.

프리미엄 차량은 리스 형태로 판매되는 경우가 많아 잔존 가치 하락의 위험이 고스란히 제조업체에 남게 된다. 폭스바겐의 리스 자회사(아우디 차량 포함)2024년 잔존 가치 위험액이 186000만 유로(29437억 원)에 달한다고 보고했는데, 이는 2020년의 두 배를 넘는 수치다.

BMW 역시 사업 보고서에서 잔존 가치 예상과 관련해 53300만 유로(8433억 원)의 감가상각을 언급했다. 메르세데스-벤츠 또한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을 가능성이 크지만, 아직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가격 하락의 주된 원인은 프리미엄 고객들이 최신 기술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DAT의 위르겐 할크는 "최신 소프트웨어나 배터리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구형 모델은 고객에게 매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신형 전기차 수요 둔화 역시 중고차 가격 하락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독일 자동차 산업 중앙 연합회(ZDK)의 토마스 페크룬 부회장은 일부 은행들이 이미 전기차에 대한 대규모 자금 지원을 꺼리는 추세라고 지적하며 "전기차의 잔존 가치에 대한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우려했다. 이는 자금력이 약한 소규모 딜러들에게 특히 더 큰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 내부 관계자들은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한 분석가는 "만약 전기차 판매가 계속 둔화된다면, 제조업체들은 막대한 손실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며 이는 곧 제조업체들의 재정 건전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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