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공회의소, 일본의 자동차·IT·제약 규제 등 문제 제기
4월 2일 발표 예정... "관세율 결정시 각국 규제·세율·보조금 고려"
4월 2일 발표 예정... "관세율 결정시 각국 규제·세율·보조금 고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정책을 결정할 때 단순히 대상 국가의 관세율만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비관세 장벽, 세율, 보조금 등 다양한 정책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월 11일까지 "불공정한" 대외 무역 관행에 대한 공개 의견을 수렴했다.
이 과정에서 주일 미국 상공회의소(ACCJ)는 일본에서 미국 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지속적인 장벽"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ACCJ는 의견서를 통해 일본의 자동차 안전 기준이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의 시장 접근"을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바이오 의약품 가격 책정,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에 대한 보안 요구사항, 화장품 광고 제한에 대한 일본의 정책에도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운송 및 물류 분야에서는 일본 세관 절차가 민간 운송업체보다 일본 우정을 선호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통과된 일본의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경쟁 촉진법'에 대해서도 "국내 및 중국 경쟁업체를 배제하면서 미국 기술기업을 불공정하게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법은 애플과 구글 등이 앱 배포와 결제를 독점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크게 두 가지 축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나는 상호 관세로, 미국의 무역 상대국들이 부과하는 관세와 규제 등을 고려해 상응하는 수준의 관세를 매기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미국 산업을 촉진하기 위한 부문별 관세로, 수입 자동차에 대해서는 약 25%의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백악관 무역 및 제조업 담당 선임 고문인 피터 나바로는 각 국가마다 하나의 관세율을 부과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모두 부문별 또는 상호 관세에 대한 예외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재계 일각에서는 상호 관세가 미국의 상품과 서비스 수출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러한 정책이 오히려 무역 파트너들의 보복 조치를 야기하고 글로벌 공급망을 교란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미국무역대표부가 상호 관세를 무기로 일본에 압력을 가해 연말로 예정된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경쟁 촉진법'의 시행을 연기하도록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법이 시행되면 애플과 구글 같은 미국 기술 기업들은 자사 앱 스토어 외에도 서드파티 앱 스토어를 허용해야 하며, 결제 시스템 선택의 자유를 개발자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은 트럼프 행정부가 단순히 관세율만이 아니라 각국의 규제 환경과 비관세 장벽까지 면밀히 검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은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 EU, 캐나다, 멕시코 등 주요 무역 파트너들의 정책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각국에 적용할 상호 관세율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상호 관세 정책이 미국의 무역 적자 해소나 제조업 부흥에 효과적일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상황에서 일방적인 관세 인상은 미국 내 물가 상승과 소비자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 정부는 미국의 상호 관세 발표를 앞두고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25%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일본은 미국과의 무역 관계에서 자동차 수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관세율 결정에 따라 경제적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구체적인 관세율 발표와 함께 일본을 비롯한 각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특히 비관세 장벽에 대한 미국의 평가가 어떻게 관세율에 반영될지, 그리고 이에 대한 무역 상대국들의 반응이 어떨지 글로벌 경제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