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운사 에버그린과 첫 협력
공기윤활시스템 등 최신 기술 적용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장 선도할 것"
공기윤활시스템 등 최신 기술 적용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장 선도할 것"

국내 조선업계가 확실히 훈풍을 타고 있다. 17일 HD현대,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는 국내외에서 수조원대 대형 수주 계약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슈퍼 수주 데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K조선의 러브콜 확대로 확실한 성장 사이클을 탈 것이란 전망이 단순 기대치에 그치지 않은 셈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올해 수주 목표는 물론이고 역대급 실적 달성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편집자 주>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최근 에버그린으로부터 2만4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대분)급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추진 친환경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을 수주했다. 에버그린은 200척 이상의 선대를 운영하는 세계 최대 컨테이너 전문 해운사 중 하나다.
수주 금액은 2조3286억원이다. 한 척당 금액은 3881억 원(2억6730만달러)으로 초대형 컨테이너선 기준으로는 역대 업계 최고가다. 이는 2023년 한화오션 매출(7조4083억 원)의 31.3%에 해당한다.
한화오션이 이번에 수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길이 400m, 너비 61.5m 규모로 2만4000개의 컨테이너를 한꺼번에 운송할 수 있다. 선박들에는 축발전기모터시스템(SGM), 공기윤활시스템(ALS) 등 최신 친환경 기술이 대거 적용된다.
SGM은 선박의 추진 엔진 축 회전력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친환경 기술을 말한다. ALS는 선박 바닥 면에 공기를 주입해 선체와 바닷물 사이에 공기층을 연속으로 만들어 마찰 저항을 줄여 연비를 높이는 기술이다.
한화오션은 이번 계약을 계기로 에버그린과 장기 비즈니스 관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에버그린과 첫 협력을 맺으며 신규 고객을 확보했다"며 "에버그린은 지속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향후에도 신조 선박 발주 계획을 세우고 있어 이번 첫 계약을 시작으로 장기적인 비즈니스 관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한화오션의 수주가 우리나라 조선업계에 큰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2022년 이후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시장은 중국 조선소가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주도해온 상황에서 한화오션이 이번 계약을 성사시켰기 때문이다.
현재 한화오션은 2023년 한화그룹에 합류한 이후 업계 내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김동관 부회장이 직접 회사를 진두지휘하며 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 우뚝섰다. 김 부회장은 한화오션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
김희철 대표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친환경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장을 지속적으로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