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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자 관심, 일본에서 유럽·중국으로 이동

日 증시 올해 7.5% 하락... 외국인 61조원 순매도
지배구조 개혁 매력 감소... 전문가들 "밸류에이션 매력적, 좋은 매수 기회"
일본 도쿄의 한 건물 내부에서 한 방문객이 일본 닛케이 주가 시세판을 표시하는 전자 스크린 옆에 서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도쿄의 한 건물 내부에서 한 방문객이 일본 닛케이 주가 시세판을 표시하는 전자 스크린 옆에 서 있다. 사진=로이터
일본 주식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격히 줄어들며 유럽과 중국 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 도쿄의 기업 지배구조 개혁 모멘텀이 약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자금 흐름의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7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7일 닛케이 평균주가는 817.76포인트(2.2%) 하락한 36,887.17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 경기침체 우려와 엔화 강세 전망이 겹친 결과다. 일본 벤치마크 지수는 올해 들어 7.5% 하락했으며, 지난해 7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보다 12% 이상 낮은 수준이다.
골드만삭스의 브루스 커크 수석 일본 주식 전략가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포지션이 거의 2022년 10월의 아베노믹스 이후 저점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당시 일본은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한 반면, 미국과 다른 중앙은행들은 코로나19 이후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금리 인상을 시작했다.

커크는 "지난 2년 반 동안 일본의 기업지배구조 개혁에 많은 진전이 있었음을 고려할 때 이러한 하락은 놀라운 일"이라며 "다른 시장들, 특히 유럽과 중국이 자본 흐름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이후 외국인들은 9조 1천억 엔(약 61조원) 상당의 일본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는 2022년 10월 초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이는 2024년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작년에는 저평가된 엔화, 기업가치 개선, 일본의 면세 투자 프로그램인 NISA 업데이트 등에 매료된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시장을 활기차게 만들었다.

최근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성공으로 중국 기술 발전이 조명을 받고, 시진핑 국가주석이 민간부문 지원을 약속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중국 주식으로 이동하고 있다.

홍콩 BNY의 위 쿤 총 아시아태평양 시장 전략가는 "최근 가장 두드러진 심리 변화는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중국 주식시장이 지난 2~3주간 자금유입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또한, 투자자들은 독일의 재정 확대와 유럽 블록의 국방비 증액 계획 등 유럽의 새로운 경제 정책에 주목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드만삭스의 커크는 일본의 지배구조 개혁을 둘러싼 모멘텀은 여전히 "강력"하며, 기업들이 올해 연례 주주총회 시즌에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일본 기업들은 지난해 17조 엔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약속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75% 증가한 수치다. 최근에는 세븐앤아이홀딩스가 일본 역사상 최대 규모인 2조 엔(약 13조 5천억원)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아문디 재팬의 히로미 이시하라 일본 주식 투자 책임자는 "일본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은 유럽 기업들과 비교해도 여전히 매력적"이라며 "높은 경제 성장, 강력한 임금 인상, 견고한 기업 투자계획 등 일본의 거시경제 상황이 주식시장에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이시하라는 "현재의 약한 밸류에이션은 오히려 좋은 매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일본은 대차대조표 개혁과 같은 장기적인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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