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주식 시장은 미국 경제 둔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강행 속에 그동안 시장을 이끈 M7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 약세가 뚜렷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 의지를 재확인한 3일(현지시각) 엔비디아가 7% 넘게 폭락하는 등 주식 시장은 급락세를 탔지만 골드만이 추천한 보건 종목들은 두드러진 상승세를 나타냈다.
시장의 순환매수 움직임이 시장 하락의 전조인지 아니면 무게중심이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이동하면서 주식 시장 전반이 추가 상승하는 재도약의 발판이 될지 기로에 섰다.
이전 같은 고공행진 어려워
CNBC에 따르면 골드만 미 주식전략 책임자 데이비드 코스틴은 분석노트에서이 전 같은 주식 시장 고공행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제했다.
달라진 시장 분위기는 미 경기 둔화와 트럼프 관세 강행이 겹친 탓이다.
이날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미국의 2얼 제조업지수는 50.3으로 1월 50.9를 밑돌았다. 시장 예상치 50.5에도 못 미쳤다.
기준선인 50은 넘은 터라 여전히 경기를 낙관하는 제조업체들이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되기는 했지만 임계점이 곧 붕괴될 것임을 예고했다.
또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4월 2일부터 수입 농산물에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혔다.
농산물 관세는 미 소비자들의 생활비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부르고 이에 따라 이들의 처분가능소득이 줄면서 미 경제활동의 약 70%를 차지하는 소비를 위축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EPS 성장세 둔화
코스틴은 올해 뉴욕 주식 시장이 전년비 상승하기는 하겠지만 이전 같은 강한 상승 흐름은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 근거로 기업들의 실적 둔화를 꼽았다.
코스틴은 트럼프 관세 강행 속에 소비자들과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악화하고 있고, 곳곳에서 미 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기업 주당순익(EPS)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비관했다.
코스틴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 편입 기업들의 올해 EPS 성장률 전망치를 11%에서 9%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S&P500 지수 연말 목표가도 지난달 28일 마감가보다 9.2% 높은 6500으로 조정했다.
2023년 24%, 지난해 23% 폭등했던 S&P500 지수가 올해 9% 수준 상승에 그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뜻이다.
판매 둔화세가 확인된 테슬라는 지난달 23% 넘게 폭락했고, 알파벳과 아마존 역시 각각 15%, 10% 급락했다.
반면 경기 둔화 우려 속에 필수소비재와 부동산 업종은 2월 한 달 각각 4% 넘게 뛰었다.
보건 종목
코스틴은 그러나 S&P500 지수의 보건 업종이 성장 매력이 높다고 판단했다.
경기 방어주 성격이 있는 데다 올들어 7% 상승하기는 했지만 이전에 비해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낮아 추가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특히 보건 업종 주가수익배율(PER)은 18배로 S&P500 지수 평균 22배를 크게 밑돈다.
보건 업종 가운데 길리어드 사이언스, 애벗 래버러토리스, 일라이 릴리 등은 이미 큰 폭으로 뛰었다.
길리어드와 애벗은 각각 20% 넘게 급등했고, 릴리도 19% 넘게 뛰었다.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한 3일에도 이들 3개 종목은 일제히 상승했다.
마감을 약 한 시간 앞두고 릴리는 11.70달러(1.27%) 오른 932.34달러, 길리어드는 2.08달러(1.82%) 뛴 116.39달러로 치솟았다.
애벗도 2.26달러(1.64%) 뛴 140.27달러를 기록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