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 달러 수익 요구 철회", 젤렌스키, 트럼프 초기 조건 거부 후 새 합의안 도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초기 조건을 거부한 바 있다. 이후 양국은 새로운 조건 협상을 진행했으며,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 광물자원 거래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 개선과 장기적 안보 공약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특히 미국이 초기 제안했던 5000억 달러 수익에 대한 요구를 철회한 후 협상이 급진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4일자로 확인된 최종 협정안은 우크라이나가 석유와 가스를 포함한 국유 광물자원과 관련 물류의 "미래 수익화" 수익금의 50%를 기부하는 기금을 설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기금은 추후 우크라이나 내 프로젝트에 투자될 예정이다.
협상을 이끈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법무부 장관 올하 스테파니쉬나는 화요일 FT와의 인터뷰에서 "광물 협정은 그림의 일부일 뿐이다. 우리는 미국 행정부로부터 그것이 더 큰 그림의 일부라는 것을 여러 번 들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2년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군사 및 재정 지원을 상환하는 수단으로 제시한 초안의 매우 부담스러운 조건은 우크라이나와 다른 유럽 수도에서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주 이 첫 문안을 거부하자 트럼프는 그를 "독재자"라고 부르며 전쟁을 시작한 우크라이나를 비난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FT는 전했다.
주목할 점은 이번 협정이 이미 우크라이나 정부 금고에 기여하고 있는 광물자원은 제외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최대 가스 및 석유 생산업체인 나프토가스(Naftogaz)나 우크르나프타(Ukrnafta)의 기존 활동은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 협정은 우크라이나가 당초 협상 대가로 요구했던 미국의 안전보장에 관한 언급은 생략되었다. 또한, 펀드에 대한 미국의 지분 규모와 "공동 소유권" 거래 조건과 같은 주요 쟁점은 후속 계약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FT는 지난 3년간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가장 중요한 군사 원조 공여국 역할을 해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기존 정책 기조를 바꿨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동맹국들이나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채 러시아와 직접 양자 회담을 추진하며 워싱턴의 정책 방향을 전환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초기에 제안한 조건은 미국이 "100% 재정적 이자를 유지하는" 재건 투자 기금을 요구하며, 우크라이나는 석유와 가스 및 관련 인프라를 포함한 광물자원 추출에서 기금 수입의 50%를 최대 5000억 달러까지 기여하는 것이었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평가한 이 조항들은 최종 초안에서 삭제되었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이 거래가 "기본 합의"일 뿐이며 기금이 마련될 때까지 어떤 수입도 변동되지 않을 것이라고 FT에 밝혔다. 아직 미결된 쟁점 중 하나는 협정의 관할권에 관한 합의다.
젤렌스키 정부는 우크라이나 의회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 상황이며, 야당 의원들은 이 협정을 비준하기 전에 최소한 열띤 토론을 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백악관 대변인 캐럴라인 레빗은 화요일 기자들에게 "이 거래가 서명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지만, 더 이상의 구체적인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앞으로 몇 주 안에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와 서명식을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것은 대통령이 더 큰 그림이 무엇인지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후 우리는 다음 단계를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한 관계자는 FT에 말했다.
이번 협정은 우크라이나가 보유한 희토류, 리튬, 그래파이트, 티타늄, 우라늄 등 다양한 광물자원을 배경으로 한다. 특히 FT가 작성한 지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지역에 상당한 광물자원이 분포해 있으며, 일부는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동부의 티타늄 매장지와 남동부의 희토류 및 셰브첸코 리튬 매장지가 특히 주목할 만한 자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