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연 3.00%→2.75%로 0.25%p 인하
올해 성장률 전망치 1.9%→1.5%로 0.4%p나 낮춰
"금리인하만으로 성장 추락 못 막아"…재정 공조 강조
"올해 1~2차례 추가 인하…시점은 신중히 선택"
올해 성장률 전망치 1.9%→1.5%로 0.4%p나 낮춰
"금리인하만으로 성장 추락 못 막아"…재정 공조 강조
"올해 1~2차례 추가 인하…시점은 신중히 선택"

한은이 집계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지난해 11월 1.9%에서 이번에 1.5%까지 낮아지면서 금리를 내리고 시중에 돈을 풀어 경기하강 속도를 늦추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올해 1~2회 추가 인하를 시사해 연내 기준금리를 2.25~2.50%까지 낮출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금통위는 25일 열린 올해 두 번째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금통위원 전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2.75%로 0.25%p 인하를 결정했다. 이는 올해 첫 인하이며, 2%대 기준금리는 2022년 10월(2.5%→3.0%)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앞서 한은은 코로나19 팬데믹 발발 직전인 2019년 연말 1.25%였던 기준금리를 감염병 확산에 따른 경기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2020년 5월까지 역대 최저 수준인 0.50%까지 낮췄다. 하지만 시중에 막대한 돈이 풀리면서 자산 가격이 치솟는 등 부작용이 커지자 2021년 8월부터 금리 인상에 돌입해 2023년 1월 3.50%까지 금리를 올렸다. 이후 2023년 2월 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고 역대 최장 기간인 1년 8개월간 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가다 지난해 10월과 11월 2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다만 올해 1월에는 12·3 계엄사태로 인한 경기 악화 우려에도 환율 급등 가능성 때문에 금리를 동결했다.
1월 금통위 당시 이창용 한은 총재는 "경기 상황만 보면 지금 금리를 내리는 게 당연하다"면서도 "두 차례 금리 인하 효과도 지켜볼 겸 숨 고르기를 하면서 정세에 따라 (금리 인하 여부를) 판단하는 게 더 신중하고 바람직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번 금리 인하는 1월 금리를 내리지 않은 한은이 경제 상황이 점차 악화되자 금리 인하를 더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은은 이날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1.5%로 0.4%p나 낮췄다.
한은이 연간 전망치를 0.4%p 이상 조정한 것은 2022년 11월 당시 이듬해 전망치를 0.4%p(2.1%→1.7%) 낮춘 이후 처음이다. 또 한은은 지난달 12·3 계엄 사태로 올해 성장률이 1.6~1.7% 수준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 당시보다도 0.1%p 떨어졌다.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의 금리 인하 결정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 달 사이 성장률 전망을 더 낮춘 것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관세정책 등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며 "예상보다 관세 부과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고, 관세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등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진 점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총재는 금리 인하만으로는 경기하강을 방어할 수 없으며 적극적인 재정 확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1.5% 이상의 성장률이 필요하다면 재정 정책과의 공조가 당연히 필요하다"며 "재정 정책이 없다고 금리를 예상보다 더 낮추면 환율에 주는 영향이나 물가 영향, 가계부채까지 금융안정 기조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추경이 15조~20조원 정도 되면 성장률을 0.2%p 높이는 효과를 낼 것"이라면서 "단순 계산하면 올해 성장률 전망치 1.5%가 1.7%로 오른다"고 분석했다. 다만 20조원 이상의 추경은 장기 재정건전성에 부담을 줄수 있다고 경고했다.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현재 2.75%의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상단에 있다며 1~2회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할 뜻을 밝혔다. 특히 이번 인하를 포함해 올해 2~3회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시장 분위기를 두고 "한은의 가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말 최종금리 수준은 2.25~2.50%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총재는 인하 시점은 불확실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추가 인하 시점이 상반기가 될지, 하반기로 몰릴지 알 수 없다"면서 "상반기 내 (인하를) 한 번 더 할지 여부는 여러 상황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금통위원들도 상반기 중 금리 인하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이 총재에 따르면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의 향후 3개월 이내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포워드 가이던스는 4대2로 갈렸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4명은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금리 추가 인하 여력이 빠르게 소진되는 데 대한 우려를 해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내놨다"며 "나머지 2명은 경기 하방 압력을 고려할 때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