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대선 승리에 큰 공을 세우고 최측근으로 부상한 머스크가 앞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 4년 동안 자신의 잇속을 철저히 챙길 것이라는 주장이다.
트럼프 베팅으로 지난달 5일(현지시각) 대선 이후 테슬라 주가를 2배 가까이 끌어올린 머스크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실세라는 점을 활용해 미 정책에 영향을 미치면서 자신의 배를 불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공화당, 머스크에게 굴복
CNBC에 따르면 민주당의 짐 맥거번과 로자 디로로 하원 의원은 공화당 하원 의원들이 머스크에게 굴복했다고 비판했다. 정부 셧다운이라는 위험을 안고도 머스크의 주장을 수용하느라 재협상에 나섰다는 것이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지난 주 미 연방정부 셧다운을 막기 위한 재정 부족분을 조달하는 법안을 가까스로 통과시킨 바 있다.
당초 셧다운 마감 시한인 20일을 이틀 앞둔 18일 마이크 존슨(공화·루이지애나) 하원 의장이 양당 합의안을 마련했지만 머스크가 이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뒤이어 트럼프 당선자까지 비판 대열에 가세하자 공화당은 기존 안을 버리고 재협상에 나섰다.
새 협상안은 20일 밤에 하원을 통과해 21일 새벽 상원에서 가결됐고, 오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하면서 미 연방정부는 가까스로 셧다운을 피했다.
머스크 잇속 불렸다
맥거번과 디로로 하원의원은 머스크가 중간에 끼어들면서 양당이 합의했던 미국의 대중 투자 규제 법안이 폐기됐다고 비판했다.
맥거번은 일련의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공화당이 머스크에게 굴복하지 않았더라면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머스크의 반대로 폐기된 대중 투자 규제 법안이 살아있었다면 미국이 첨단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기술 우위를 유지하면서 양질의 일자리도 계속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맥거번은 이 법안은 머스크에게 문제가 되는 법안이어서 결국 폐기됐다고 머스크와 공화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독보적인 중국 지위
머스크가 CEO인 테슬라는 중국에서 외국 업체로는 독보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다.
테슬라는 중국에서 토종 업체와 합작벤처 형태가 아닌 독자적인 생산 시설을 갖고 있는 유일한 외국 자동차 업체다.
이런 예외적인 지위를 활용해 테슬라는 상하이 기가팩토리 인근에 올해 배터리 공장도 건설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테슬라는 중국에서 자율주행 기술 차량을 개발하고 판매도 할 계획이다.
중국에 미국의 첨단 기술이 이전된다는 의미다.
맥거번은 “머스크는 중국의 선의에 기대고 있다”면서 “그는 (중국에) AI 데이터센터도 짓기를 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맥거번은 중국에 테슬라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것은 미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면서 머스크가 중국 지도부의 환심을 사기 위해 허리를 굽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에 양보
머스크는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의 비상장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사례도 거론된다.
보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중국 지도부 요청으로 대만에서 위성 인터넷인 스타링크 인터넷 서비스를 중단했다.
‘대통령’ 머스크
디로로 의원은 더 신랄하게 머스크를 비판했다.
그는 20일 하원에 보낸 서한에서 머스크를 ‘대통령’이라고 비꼬았다.
세계 최고 부자인 머스크가 마치 대통령 행세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당선자가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18일 양당이 합의한 재정조달 방안을 비판하고 나선 것을 정조준했다.
디로로는 머스크가 테슬라의 중국 프로젝트 승인을 얻어내려면 중국 정부의 환심을 사야 한다면서 트럼프가 앞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들에도 개입해 중국 정부의 환심을 사려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머스크는 내년 1월 20일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실세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와 친분을 내세워 새로 만들어질 정부 재정지출 감축 부서인 정부효율부(DOGE) 공동책임자로 이미 지명됐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