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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 차르' 데이비드 색스, 美 기술정책 새 판 짠다

트럼프의 데이비드 색스 임명, 미국 기술 패권 전략 대전환 예고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4-12-17 07:20

데이비드 색스(David Sacks) 야머 전 최고경영자(CEO)의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데이비드 색스(David Sacks) 야머 전 최고경영자(CEO)의 모습. 사진=로이터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투자자이자 보수주의 논객인 데이비드 색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크립토 차르'로 지명되며 미국 기술정책의 대대적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크립토 차르'는 AI 및 가상자산 정책에 대한 감독 책임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최근 보도에서 색스가 글로벌 기술 산업의 지형도를 바꿀 것이라고 전망했다.

'페이팔 마피아'로 알려진 색스는 우버, 에어비앤비 등 혁신적 스타트업들에 대한 성공적 투자로 주목받아왔다. 특히 일론 머스크의 xAI 투자자이자 암호화폐 전문가로서, 미국의 기술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의 색스 지명은 바이든 행정부의 엄격한 규제 기조와 차별화를 시사한다. 색스는 혁신 기술에 대한 규제 완화를 주장해왔으며, 이는 트럼프 차기 정부가 AI와 암호화폐 산업에 더욱 유연한 접근을 취할 것임을 암시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동안 AI 기업들에 대한 윤리 가이드라인 강화, 암호화폐 거래소 규제 강화, 빅테크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 제한 등을 추진해왔다. 반면 색스는 '올인' 팟캐스트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러한 규제가 미국의 기술 혁신을 저해하고 중국과 경쟁에서 뒤처지게 만든다고 비판해왔다. 그는 특히 AI 개발에 대한 과도한 제한과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엄격한 감독이 실리콘밸리의 혁신 문화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주목할 만한 점은 그의 특별한 이력이다. 스탠포드대 시절부터 보수 진영 논객으로 활동한 색스는 페이팔 공동창업, 야머 창업과 매각 등을 통해 성공적 기업가로 성장했다. 현재 '올인' 팟캐스트를 통해 기술 산업에서 영향력 있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이해상충 우려도 제기된다. 그의 벤처캐피털 크래프트 벤처스의 AI 및 암호화폐 관련 투자는 정책 결정 과정에서 논란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색스가 정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관련 투자를 재검토해야 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색스가 운영하는 크래프트 벤처스는 현재 일론 머스크의 xAI를 비롯해 다수의 AI 스타트업과 주요 암호화폐 기업들에 투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투자 포지션이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 객관성과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전 윤리고문은 정부 고위직 수행을 위해서는 관련 투자의 매각이나 블라인드 트러스트 설정 등 이해상충 해소를 위한 구체적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변화는 글로벌 기술 산업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AI와 암호화폐 분야에서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AI와 암호화폐 분야에서 급속한 발전을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색스는 미국의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해 보다 공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다만 규제 완화가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AI의 오남용 위험이나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 증가, 투자자 보호 문제 등에 대한 적절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향후 트럼프 행정부가 혁신 촉진과 리스크 관리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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