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화 포스코 회장이 26일 '설비강건화TFT'를 발족하며 최근 발생한 화재로 떠오른 안전관리 소홀 문제 극복에 나섰다. 장 회장이 이번 TFT 발족을 계기로 중국발(發) 공급 과잉에 따른 업황 악화, 노동조합과의 갈등 등 3대 악재를 극복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포스코에 따르면 장 회장은 이날 두 번의 화재가 발생한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공장을 직접 찾아 원인과 안전상태를 살폈다. 장 회장은 현장 안전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강조하고 사내외 최고 수준의 안전, 설비·정비 전문가들로 구성된 설비강건화TFT를 즉시 발족할 것을 지시했다. 포스코홀딩스 임원들의 근무를 격주 4일제에서 주 5일제로 즉시 전환하기로 했다.
장 회장의 방문은 전날(25일) 천시열 포항제철소장의 화재 사과 이후 하루 만이다. 그만큼 장 회장이 이번 화재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신이 먼저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장 회장은 "연말이 다가오면서 근무 기강이 느슨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져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며 "목표 생산량, 영업이익, 정비비 절감 등의 단기적 성과에 연연한 것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화재로 인한 안전관리 소홀뿐만 아니라 노조와의 갈등으로 인한 사상 첫 파업 위기, 중국발(發) 공급 과잉으로 실적이 악화되는 등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장 회장의 위기관리 능력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포스코 노조는 오는 12월 2일 포항제철소 본사 앞과 12월 3일 광양제철소 1문 앞에서 조합원 대상 파업 출정식을 예고한 상황이다.
노조 관계자는 "일단 파업은 아니다. 쟁의권을 확보한 상황에서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며 "소유분산기업인 포스코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방만한 경영이 문제가 됐다"며 우리가 여기까지 온 이유"라고 했다. 만약 노조가 총파업을 벌일 경우 문제는 심각해진다. 철강제품 공급 차질로 조선, 자동차, 건설 등 주요 전방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중국발 공급 과잉 여파에 따른 실적 개선도 장 회장의 선결 과제다. 포스코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438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40% 줄었다. 공장도 문을 닫았다. 포스코는 7월 포항제철소 1제강공장에 이어 최근 1선재공장을 폐쇄했다. 수익성이 낮은 공장을 하나씩 정리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업황이 어려운 상황에서 화재, 노조와의 파업 이슈 등 여러 악재가 동시에 나타났다"며 "올해로 취임 1년차인 장 회장의 고민이 더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