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가 2025년 트럼프 재집권과 AI 기술혁신이라는 두 가지 메가트렌드의 충돌로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맞이할 전망이다.
20일(현지 시각) 배런스에 의하면 블랙록, JP모건 등 주요 금융기관이 발표한 2025년 전망 보고서들은 이러한 상반된 힘이 만들어낼 새로운 경제 질서에 주목했다.
금융시장은 특히 트럼프의 보호무역 정책이 가져올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모든 수입품에 10~20%, 중국산 제품에는 최대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은 글로벌 공급망의 지각변동을 예고한다. 슈왑의 케빈 고든 수석 전략가는 "관세 정책이 2025년 시장의 주된 변동성 요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케빈 고든 전략가는 2018년 사례를 들며 관세 정책의 실질적 영향이 4분기에 본격화됐다고 분석했다. 이번에는 더 공격적인 관세율이 제시되어 시장 충격이 더 클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중국 겨냥 고율 관세는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보복 관세를 촉발할 수 있어, 기업 수익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AI 기술혁신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경제적 혼란 가능성과는 대조적으로, AI는 경제성장의 강력한 촉매제로 계속 부상하고 있다. AI 기술은 글로벌 GDP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며, 블랙록은 AI 혁신을 토대로 AI 산업이 2025년까지 연간 15조 달러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성장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을 최적화하는 AI의 능력에 의해 주도될 것으로 기대된다.
엔비디아의 2025년 출시 예정 블랙웰 GB200 GPU는 현행 대비 전력효율 25배, 연산속도 30배 향상이 예상된다. GPT-5 등장으로 AI는 고급 추론과 자율 작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AI 혁신은 산업 전반으로 확산 중이다. 생명공학 분야는 AI 활용으로 신약개발 기간과 비용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게 된다.
JP모건은 이러한 구조적 변화 속에서도 2025년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의 금리 인하와 인프라 투자 확대로 2% 수준의 안정적 성장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실업률은 4.5%로 소폭 상승하나, 인플레이션 압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변화는 투자 지형도도 바꾸고 있다. 보호무역으로 인한 리쇼어링은 미국 제조업과 인프라 부문 투자 확대를 이끌고 있다. CHIPS+ 과학법 등 정부 정책도 이를 뒷받침한다. 실제 반도체 산업은 이미 80개 이상 프로젝트에 4500억 달러 투자를 진행 중이다.
사이버보안도 유망 분야로 떠오른다. AI 시대 데이터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면서 보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5년 글로벌 사이버보안 투자가 21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 경제는 이러한 글로벌 경제 질서 재편의 최전선에 서 있다. GDP 대비 수출 비중이 60%를 웃도는 한국으로서는 트럼프의 보호무역 강화가 실현될 경우 직격탄이 불가피하다. 특히 중국에 대한 60% 관세 부과는 대중 수출 비중이 여전히 높은 한국 기업들에게 이중고를 안길 수 있다.
그러나 위기 속 새로운 기회도 열리고 있다. 미국의 리쇼어링 가속화는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한국이 경쟁력을 보유한 첨단 산업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며,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도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를 확충하고 있다.
AI 기술혁신도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대가 될 수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와 반도체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은 AI 시대의 핵심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시스템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수요 증가는 한국 반도체 산업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결국 한국 경제의 성패는 보호무역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면서 AI와 첨단산업 분야에서 기술 패권을 확보하는 데 달려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전략적 산업정책 지원과 기업들의 과감한 투자, 그리고 고급 인재 육성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025년은 보호무역주의와 기술혁신이 만드는 새로운 경제 질서 원년이 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구조적 변화가 가져올 위험과 기회를 면밀히 분석하며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