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주식 시장 실적 지표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 편입 기업들은 4분기 들어 내부자의 자사주 매도 비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내부자들의 자사주 매도는 주가가 이제 고점을 찍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징후로 해석되기도 한다.
역대 최고 매도
CNBC는 21일(현지시각) 베리티데이터 자료를 인용해 S&P500 지수 편입 기업 내부자들의 4분기 자사주 매도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내부자는 4분기 들어 매도-매수비율이 23.7대 1이었다.
내부자 거래를 전산으로 공개하도록 의무화한 2004년 이후 최대 규모 차이였다.
지금까지 분기 전체 매도 비율이 최고를 찍은 때는 2021년 2분기로 당시 매도-매수 비율은 23.6대 1이었다.
관련 규정이 마련된 2004년 이후 지금까지 내부자 매도-매수 비율 평균은 12대 1이었다.
이 통계에는 주가 변동에 관계없이 이미 사전에 계획돼 있던(10b5-1) 매도 역시 포함돼 있다.
올 4분기 내부자 매도가 급증한 것은 주로 지난 5일 미 대선 이후인 것으로 파악됐다.
족쇄 풀린 김에 차익 실현하자
베리티데이터 리서치 책임자인 벤 실버먼은 선거 이후 매도가 증가했다면서 그 배경이 크게 3가지라고 설명했다.
우선 매도 금지 족쇄가 풀린 덕이다.
엔비디아, 디즈니, 월마트를 비롯해 대선 이후에도 기업 실적 발표가 이어지기는 했지만 상당수 업체들은 대선 전에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들 기업 내부자들은 실적 발표 전에는 자사주를 매도할 수 없다는 규정에 묶여 있다가 실적 발표 이후인 대선 이후 주식을 대거 내다 판 것으로 보인다.
매도 기회가 생겼다고 해도 무조건 내다 팔지는 않는다.
대선 이후 뉴욕 주식 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파티를 벌이면서 급등하자 내부자들이 상승세에 따른 차익을 챙기기 위해 내다 판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10b5-1 사전 계획에 따른 자사주 매도 역시 이 기간에 집중됐을 수 있다. 이들이 매도 실행가로 제시한 주가 수준에 도달하면서 매도가 촉발됐을 것으로 보인다.
실번먼은 마지막으로 이번 선거 결과에 자극 받아 각 기업 경영진이 자사주를 매도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팔란티어, 트럼프미디어, 테슬라
올 4분기 들어 내부자 매도세가 활발했던 대표적인 곳은 소프트웨어업체 팔란티어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소셜미디어 기업 트럼프미디어,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 등이다.
팔란티어는 최고경영자(CEO) 알렉산더 카프가 11월 이후 모두 10억5000만 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각했다. 모두 10b5-1 매도로 사전에 계획된 것이었다.
다만 카프의 매도 시기는 대선을 전후로 한 주식 시장 상승 기간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실버먼은 카프가 지난 8월부터 자사주 매도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매각 시기를 저울질하다 대선을 즈음해 주가가 뛰기 시작하자 내다팔았다는 뜻이다.
트럼프미디어는 내부자 매도 규모가 다른 곳보다 크지는 않았지만 비중 자체로만 보면 상당한 수준이었다.
대선 이후 내부자 매도 규모가 1630만 달러 수준이었다.
CEO 필립 후안이 8~11일 사이 1190만 달러어치를 팔았고, 이사인 에릭 스와이더는 지난 8일 380만 달러 규모를 매각했다.
트럼프 랠리 최대 수혜주인 테슬라 내부에서도 매각이 있었다.
이사 2명이 모두 6000만 달러가 넘는 주식을 매도했다.
캐슬린 윌슨-톰슨 이사가 11일 10b5-1 계획에 따라 3460만 달러어치를 팔았고, 로빈 덴홈 이사는 15일 3530만 달러어치를 매각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