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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코퍼' 구리 가격, 중국 경제 회복 기대감에 사흘 연속 상승세

중국 서비스 활동 지표 호조...추가 경기 부양책 기대감에 상승 탄력

이태준 기자

기사입력 : 2024-11-05 15:03

칠레 차그레스 소재 앵글로 아메리칸 제련소에서 용융 구리가 흘러내리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칠레 차그레스 소재 앵글로 아메리칸 제련소에서 용융 구리가 흘러내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구리(전기동) 가격이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구리는 전기차 소재는 물론, 배관과 전선 등 건축물에 쓰이는 소재로 경제의 풍향계로 쓰이는 금속이어서 '박사금속(닥터 코퍼)'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세계 최대 금속 거래소인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전기동 가격은 전날보다 0.4% 오른 1t당 9730.50달러에 거래됐다. 전날 장 마감 이후 2% 이상 급등한 데 이어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구리 가격 상승의 주요 요인은 세계 최대 구리 소비국인 중국의 긍정적인 경제 지표와 추가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10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3.9로 7월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확장했다. 이는 최근 중국 정부가 시행한 경기 부양책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에서 추가 경기 부양책이 발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중국 고위 관리들이 중요한 발표에 대한 힌트를 흘렸다"며 추가 부양책 발표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구리 가격은 지난달 중국의 경기 부양책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경제 지표 호조와 추가 부양책 기대감이 되살아나면서 다시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미국 대선 결과도 구리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시티그룹은 전날 보고서에서 "구리 가격은 지난 10번의 미국 대선 중 9번 상승했다"면서 "중국과 미국의 통화 완화 정책, 트럼프 승리 시 위험 선호 심리 확대, 해리스 승리 시 관세 우려 완화 등의 요인으로 구리 가격이 1t당 1만 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건축자재 등으로 쓰인는 알루미늄 가격도 중국 내 재고 감소 소식에 힘입어 0.5% 상승한 1t당 2633달러에 거래됐다. 철광석 선물 가격 역시 싱가포르 거래소에서 1.7% 오른 1t당 105.70달러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 회복세가 가시화하고 추가 부양책이 발표될 경우 구리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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