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택시장이 현재 7%대의 높은 모기지 금리와 심각한 공급난에도 견조한 회복세이다. 특히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고조되자 침체한 주택 거래와 리모델링 시장도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배런스에 따르면, 미국 20개 주요 대도시의 주택 가격 동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인 S&P 코어로직 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는 8월 전월 대비 0.2% 상승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로는 5.1% 상승했다. 이 지수는 동일 주택의 반복 거래가를 추적해 주택 크기나 물리적 특성 변화로 인한 왜곡을 제거한 것이 특징이며, 특히 14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상승세를 기록했다.
주택 가격 상승과 함께 주택 소유자 자산 가치도 크게 늘었다. ICE 모기지 모니터에 따르면, 2분기 모기지 보유자 주택 자산은 사상 최대인 17조6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 중 11조5000억 달러는 주택의 20% 자기자본을 유지하면서도 대출이 가능한 활용 가능 자산으로 분류된다.
특히 전문가들은 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택시장 회복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Fed가 11월과 12월 회의에서 각각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한 뒤 2025년까지 추가로 4차례 더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연간 1조 달러 규모의 미국 주택 리모델링 시장이 2027년까지 1조1750억 달러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TD 코웬의 주택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주택의 평균 연령이 45세에 달하고 밀레니엄 세대의 주택 구매가 늘어나는 한편 고령 주택 소유자들의 노후 대비 수요까지 겹치면서 주택 개선 시장이 '황금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매년 전체 주택의 4~5% 정도가 매매되고 있는데, 이는 연간 500만~700만 가구에 달하는 규모다. 주택 매매 시 새 주인은 평균적으로 1만 달러 이상을 리모델링에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나, 주택 거래 활성화는 곧 리모델링 시장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 같은 시장 확대 기대감 속에 미국 최대 주택 개조 소매업체인 홈디포의 성장도 주목된다. 홈디포는 현재 1조 달러 규모의 미국 주택 리모델링 시장에서 20% 미만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전문 건설업체(PRO) 대상 사업 확대와 함께 최근 182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최대 지붕재·조경·수영장 설비 전문 유통업체인 SRS를 인수하며 2027년까지 시장 점유율을 25%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업계 2위 로우스(Lowe's)와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로우스는 최근 몇 년간 4.3%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하며 25%의 자본수익률(투자 금액 대비 순이익 비율)을 달성해 홈디포(21.9%)를 앞서고 있다.
투자자는 홈디포 주식 매수 시점에 대해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다. 현재 주가가 기업의 실제 가치에 비해 다소 비싼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2년간 회사의 성장 속도가 지난해들에 비해 다소 완만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주택시장 회복과 리모델링 수요 확대에 따른 성장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미국 주택시장의 본격적인 회복과 금리 인하 시점이 홈디포를 비롯한 관련 기업들의 실적 개선 여부를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현재 6.3% 수준인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가 6% 아래로 하락하면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주택 거래와 리모델링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모기지 금리 하락은 월 상환 부담을 줄여 신규 주택 구매를 늘리고, 이는 다시 리모델링 수요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