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29일(현지시각) 뉴욕 시장에서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일 거래에서 6% 넘게 급락하며 2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던 유가는 이날도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세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낙폭을 늘렸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67.21달러로 17센트(0.25%) 하락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71.12달러로 30센트(0.42%) 하락했다.
WTI와 브렌트유는 올해 연간으로는 각각 6%와 7%가량 하락했다.
지난 주말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을 감행한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와 핵 시설을 공격하지 않으면서 WTI는 전일 거래에서 6%(4.4달러) 넘게 급락하며 67달러대로 몸을 낮춘 바 있다.
국제유가는 이날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레바논 전쟁에 대한 외교적 해결을 위해 회의를 개최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하락 폭을 키웠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 장관들과 국가 군사 및 정보기관 수장들과 함께 레바논 전쟁에 대한 외교적 해결을 위해 회의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WTI는 이 소식이 전해지기 전까지 장 초반에는 1% 넘게 상승하기도 했다. 중국이 10조 위안(약 1조4000억 달러) 이상의 재정부양책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유가 반등에 영향을 미쳤다.
단기적인 낙폭 과다 인식도 확산하는 가운데 중동 정세 및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동맹국 연합체인 석유수출국기구플러스(OPEC+)의 자발적 감산 종결 여부 등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OPEC+는 지난달 자발적 감산을 오는 11월까지로 연장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의 댄 스트루이벤 애널리스트는 CNBC에 “유가가 펀더멘털에 비해 단기적으로 너무 싸다”면서 브렌트유 가격이 4분기에 배럴당 77달러까지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트루이벤은 그렇지만 2025년 유가 향방은 하방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견고한 미국의 생산과 중국의 수요 둔화 및 OPEC+가 12월에 자발적 감산을 철회하고 원유 공급을 늘릴 가능성을 언급했다.
TD증권의 다니엘 갈리 원자재 전략가는 “트레이더들은 중동 분쟁의 이번 장이 끝났다고 결론지었다”면서 “이제 관심은 OPEC의 다가오는 결정과 이것이 유가 하락을 막을 만한지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