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6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데 이어 북한군 러시아 파병설까지 사실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어떤 나라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병력을 지원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일이어서 더욱 관심사다.
북한은 경제 상황도 좋지 않은데다 국제 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일방적으로 침공한 후 고립 상황인 러시아와는 동병상련 관계다.
북한 병력 파병의 목표는 혈맹관계의 복원이다. 1950년 당시 소련의 도움으로 남침(南侵)을 감행한 빚을 갚는다는 의미도 있다.
실전 경험을 쌓고 낙후한 무기체계를 개선하려는 목적도 배제하기 어렵다. 우크라이나 전선에 재래식 무기를 제공하는 대신 첨단 무기나 대체 기술을 확보하려는 의도다.
만약 러시아가 북한에 핵잠수함이나 군사위성, 전투기 기술을 제공한다면 한반도에는 재앙급이다.
경제적 효과도 무시하기 힘들다. 우크라이나에 파병한 러시아 병사가 받는 수당은 3000~5000달러 수준이다. 북한 병사 1만2000명이 이 정도의 수당을 받으면 북한은 거액의 외화를 획득하는 셈이다.
과거 베트남전에 참전한 대가로 확보한 외화로 산업을 발전시켰던 우리와 비슷한 사례다.
북한·러시아·중국이 반미 전선을 확고히 하면 남북관계의 복원은 불가능할 수도 있다. 우크라이나 전선이 확대되거나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이 아직 입장을 내지 않고 있지만 러시아와 북한 연합군이 우크라이나를 점령하는 것을 그냥 두고 볼 리 없다.
우크라이나에 대응 무기를 제공하면 전쟁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강력한 중재안을 내면서 주도권을 장악할 수도 있다.
아무튼 러시아가 북한의 강력한 후견인 역할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외교나 경제적 수단을 총동원해서라도 한반도 평화를 지켜야 한다.
정부도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선 투입이 가져올 파급력을 분석해 전략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