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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랠리의 경고등, 미국 부채와 인플레이션 우려 시사

“미 재정 적자 확대와 인플레이션 우려 속 안전자산 선호 현상 두드러져”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4-10-02 07:32

금값 계속 오른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 작용.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금값 계속 오른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 작용. 사진=로이터

금 가격의 급등세가 계속되면서 글로벌 경제와 투자 환경의 불확실성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골드만삭스가 2025년 초 금 가격 전망치를 대폭 상향 조정한 것은 이러한 추세를 뒷받침한다.

배런스도 최근 보도를 통해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배경에 미국의 재정 적자 확대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1990년대 말 닷컴 붐 시기와 대조적인 양상을 보인다. 당시에는 인터넷 기술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식 시장이 급등했지만, 금은 '야만적인 유물'로 여겨지며 가치가 하락했다.

현재 금 가격 상승의 주요 동인으로는 중앙은행들의 강력한 매입 수요와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꼽힌다. 세계금협회(WGC)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금 순매입량은 1,037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대비 42% 증가한 수준이다.

골드만삭스의 최신 분석은 이러한 추세가 더욱 강화될 것임을 시사한다. 그들은 2025년 초 금 가격 전망치를 트로이온스당 2,700달러에서 2,9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러한 전망의 주요 근거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서방 국가들과 중국의 단기 금리 하락이 예상보다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골드만삭스는 "금 시장이 아직 실물 금을 기반으로 하는 서방 ETF 보유 종목에 대한 금리 인상을 완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점진적인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둘째, 런던 장외거래(OTC) 시장에서 신흥시장(EM) 중앙은행들의 지속적인 강력한 매입이 2022년부터 시작된 금 랠리에 계속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한다. 골드만삭스의 전략가들은 "이러한 매입 규모가 구조적으로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의 나우캐스팅 도구에 따르면, 7월까지 중앙은행 및 기관의 금 구매량은 연평균 730톤으로, 이는 전 세계 연간 생산량 추정치의 약 15%를 차지한다. 특히, 중국의 수요가 이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도 금 가격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와 고용 유지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면서 금융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금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

미국의 재정 상황 역시 금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다. 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미국의 재정 적자는 2024년 GDP 대비 5.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의 5.2%에서 더욱 악화한 수치다. 정부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인플레이션 유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는 실질금리 하락으로 이어져 금의 상대적 매력도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금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금은 배당이나 이자를 지급하지 않으며, 가격 변동성이 높을 수 있다. 또한,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금리가 상승하면 금의 매력이 감소할 수 있다.

최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올해 상당한 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추면서 금 가격은 사상 최고치보다 약간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투자자들은 이제 추가적인 통찰력을 얻기 위해 곧 발표될 노동 데이터를 주목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금 가격 움직임을 주시하며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위험 관리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있다. JP모건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말 기준 평균 1.5%에서 2024년 1분기 말 2.2%로 증가했다.

금 가격의 급등세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투자 환경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미국의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 방향, 인플레이션 추이, 그리고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행태 등이 향후 금 시장의 향방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복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산 배분 전략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금은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위험 관리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과도한 편중은 피해야 한다. 또한, 경제 지표와 정책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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