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미국 에너지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글로벌 경제와 한국 기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아마존 CEO 앤디 재시는 “향후 몇 년 동안” 세계 최대의 재생에너지 구매 기업으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27일(현지시각)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이는 AI 시대에 폭증하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S&P 글로벌 원자재 인사이트에 따르면 2023년 2월부터 2024년 2월까지 계약된 재생가능 에너지 용량의 62%를 거대 기술 기업이 차지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 펜실베이니아 스리마일 섬 원자로를 재가동하는 20년 전력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AI 시대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충족하면서도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의 하나로 해석된다.
이러한 빅테크 기업들의 행보는 미국 에너지 시장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전기전자공학연구소(EPRI)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2030년까지 미국 전체 전력 생산량의 최대 9%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현재의 두 배 이상 수준이다.
특히, 사용자가 AI 시스템에 정보를 요청하거나 작업 수행을 입력하는 AI 쿼리는 기존 인터넷 검색보다 약 10배의 전기를 필요로 하고, 원본 콘텐츠 생성에는 더 많은 전력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력 수요 증가세는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이는 지역별 전력 공급 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 에너지 정책 입안자들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한편, 거대 기술 기업들의 재생 에너지 투자 현황과 계획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그들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아마존은 2023년 9월, 재생에너지 투자를 더욱 확대해 총 32GW 용량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1년 만에 12GW가 증가한 수치다. 또한, 2025년 100% 재생 에너지 사용 목표를 5년 앞당겨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구글은 2023년 말, 2030년까지 총 750억 달러를 재생 에너지와 관련 인프라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이전 발표한 50억 달러보다 15배 늘어난 규모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4년 1월, 2025년까지 재생 에너지 구매 목표를 100%에서 125%로 상향 조정했다. 또한, 2030년까지 탄소 제로 달성을 위해 기존 10억 달러의 기후 혁신 기금을 30억 달러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메타는 2023년 12월, 재생 에너지 계약을 10GW로 확대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2026년까지 물 사용량의 100%를 재활용 또는 재사용 물로 대체하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설정했다.
애플은 2023년 10월, 2030년까지 자사 제품 생산에 100%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이를 위해 공급업체들과 협력하여 55GW 이상의 청정에너지를 새로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대규모 투자와 명확한 목표 설정은 기술 산업이 지속가능성에 얼마나 큰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 변화는 미국 경제와 미국인 삶에 다각도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재생 에너지 산업의 급성장이 예상된다. 빅테크 기업의 대규모 투자로 인해 관련 일자리가 늘어나고 기술 혁신이 가속화될 것이다.
또한, 전력 요금 변동 가능성도 있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으로 일반 가정용 전기 요금이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 측면에서는 미국 주도의 청정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빅테크 기업들의 재생 에너지 투자 확대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이는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에게는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
한국 경제와 기업에도 기회와 위협이 공존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은 AI 붐에 따른 수혜를 입을 수 있다. 반면, 한국전력 같은 전력 공기업들은 재생 에너지 전환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 또한, 현대자동차, LG에너지솔루션 등 미국에 공장을 둔 기업들은 전력 비용 상승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AI 시대 도래와 함께 거대 기술 기업이 주도하는 청정에너지 혁명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글로벌 경제 질서를 재편하는 거대한 물결이 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국가와 기업만이 새로운 시대의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도 이러한 글로벌 흐름을 주시하며 전략적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