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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 양극화 심화, 서비스업 '호조' vs 제조업 '침체'

“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 배경과 향후 경제 전망”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4-09-25 17:49

제조업과 서비스업, 극명한 차이를 보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제조업과 서비스업, 극명한 차이를 보여. 사진=로이터
미국 경제가 서비스업과 제조업 간 뚜렷한 성과 격차를 보이며 불균형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S&P 글로벌의 9월 구매관리자지수(PMI) 보고서에 따르면, 서비스 부문은 지난 2년 중 두 번째로 빠른 속도로 확장되고 있지만, 제조업은 2개월 연속 위축되며 1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PMI 종합 생산 지수는 9월 54.4로, 8월의 54.6에서 소폭 하락했다. 50을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판단하므로, 54.4는 여전히 강한 경제 활동이다.
서비스 활동 지수는 55.4로, 이는 지난 29개월 중 두 번째로 높았다. 반면, 제조업 PMI는 47.0으로, 8월의 47.9에서 하락했다. 50 미만으로 제조업 부문의 위축을 의미한다.

이러한 산업 간 격차는 미국 경제의 구조적 변화와 함께 최근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서비스 부문 강세는 팬데믹 이후 소비 패턴의 변화와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호텔, 레스토랑, 헬스케어 등 대면 서비스 수요가 회복되면서 서비스업 고용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미국 경제의 서비스화가 더 가속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제조업은 글로벌 수요 둔화, 공급망 문제, 그리고 높은 금리로 인한 투자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산업 간 불균형은 노동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비스 부문에서는 임금상승 압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제조업에서는 고용이 2020년 6월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이는 전체적 고용시장의 둔화를 초래하고 있으며, 이는 최근 연준 금리 인하 결정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연준의 고위 인사들은 최근 발언을 통해 0.5%포인트의 과감한 금리 인하가 노동시장 악화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와 애틀랜타 연은 총재 래피얼 보스틱은 인플레이션 완화와 함께 노동시장 완화가 금리 인하의 주요 근거라고 설명했다. 이는 연준이 경제의 연착륙을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 결정에는 위험도 존재한다. 서비스 부문 강세로 인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될 수 있으며, 이는 연준의 물가 안정 목표 달성을 어렵게 할 수 있다. 실제로 9월 PMI 보고서에 따르면, 서비스 부문의 투입 비용이 1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했으며, 이는 주로 임금상승에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은 경제의 불균형과 정책 위험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서비스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단기적으로 양호할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인한 마진 축소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제조업 관련 투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며, 글로벌 수요 회복과 금리 인하 효과가 가시화될 때까지 관망이 필요할 수 있다.

제조업 부문의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제조업협회(NAM)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대선 이후에도 제조업 부문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수요 둔화, 지정학적 불확실성, 그리고 기술 변화에 따른 구조적 조정 등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반면, 일부 경제학자들은 연준의 금리 인하와 정부의 산업정책이 제조업 회복을 지원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제조업 향방은 글로벌 경제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현재 세계 경제는 ‘경기 침체’와 ‘골디락스 경제’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 노력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최신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경제성장률은 3.2%로 예상되며, 이는 ‘연착륙’ 시나리오에 가깝다.

그러나 이 전망에는 여러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첫째,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 주요국의 통화정책 방향성이 엇갈릴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셋째, 기후변화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예상보다 빠르게 현실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경제의 서비스업-제조업 간 불균형은 글로벌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하는 동시에 새로운 도전을 제시하고 있다. 서비스 부문의 강세가 지속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유지될 경우, 연준의 통화정책 운신의 폭이 제한될 수 있다. 반면, 제조업 부문의 회복이 지연될 경우 글로벌 경제 성장의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

향후 미국 경제는 서비스와 제조업 간의 불균형이 어떻게 해소되는지가 중요한 관심 포인트가 될 것이다. 연준의 금리정책이 제조업 부문의 회복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그리고 서비스 부문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적절히 관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또한, 11월 대선을 앞둔 정치적 불확실성도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미국 경제 구조 변화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닌 장기적 흐름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향후 경제가 ‘침체’로 갈지, ‘골디락스’로 갈지는 제조업의 회복 여부, 인플레이션 관리의 성공, 그리고 글로벌 위험 요인의 해소에 달려 있다.

투자자와 정책 입안자들은 월간 PMI 지수의 서비스업과 제조업 격차 추이, 특히 제조업 부문의 고용 변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와 임금 상승률 등 인플레이션 지표, 연준의 금리 결정, 2024년 미국 대선 결과와 이에 따른 경제정책 변화, 그리고 주요 교역국들의 경제 지표와 정책 변화 등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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