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인공지능(AI) 칩 수출 허가에 청신호를 보냈다. 로이터 통신은 11일(현지시각) 인터넷 매체 세마포르(Semafor)의 보도를 인용해 사우디가 엔비디아 칩으로 AI 모델 훈련과 운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 10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제3회 글로벌 AI 서밋(GAIN)'이 열리고 있다. '사우디 데이터와 AI 당국(Saudi Data and AI Authority)' 관계자 등 이 서밋 참가자들은 사우디가 엔비디아의 AI 칩 수입 허가를 받기 위한 미국 측 보안요건 준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지난 3월 AI 분야에 400억 달러(약 53조6800억원) 투자 계획을 밝히며 AI 분야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사우디 데이터인공지능청(SDAIA)은 사우디 리야드 킹 압둘 아지즈 국제콘퍼런스센터에서 '글로벌 AI 서밋 2024(GAIN 2024)'를 개최했다. SDAIA는 사우디의 AI 전략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실행하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직속 기구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강화 조치를 발표하면서 중국으로 이전될 위험이 있는 40개국 이상에도 수출 시 허가를 별도로 받도록 했다. 엔비디아가 사우디나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으로 첨단 반도체를 수출하려면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사우디 정부는 엔비디아의 가장 최신 칩인 엔비디아 H200의 인도를 바라고 있다. H200은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내놓은 음성 대화가 가능한 최신 AI 모델 GPT-4o(포오)에 사용된 칩이다. 미 상무부는 엔비디아의 사우디 수출 허가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엔비디아도 이날 언론의 확인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미 정부가 엔비디아의 사우디 수출 허가에 청신호를 보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뒤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가 급등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8.15% 오른 116.9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