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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과잉 생산, 글로벌 무역 전쟁 확대 우려

“글로벌 경제 불균형 심화로 각국 보호무역 강화로 대응”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4-09-02 05:24

중국의 과잉 생산 정책이 글로벌 무역 전쟁을 점점 심화하고 있다.

중국의 과잉생산, 글로벌 골칫거리 전락.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의 과잉생산, 글로벌 골칫거리 전락. 사진=로이터


시진핑 주석의 제조업 중심 경제 정책으로 늘어난 제품들이 중국 내 소비로 감당되지 않자, 해외로 밀어내기식 수출이 급증하면서 세계 각국과의 무역 마찰이 고조되고 있다고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경기 침체에 대응해 제조 부문에 대규모 보조금과 신용을 제공하며 생산을 확대했다. 중국인민은행은 2023년 4월 기술 기업에 약 700억 달러를 지원했고, 국유은행들도 수십억 달러를 투입했다. 그 결과 2023년 1~11월 중국의 산업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으며, 하이테크 제조업 생산은 8.0% 증가했다.

전기차, 반도체, 재생에너지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공격적인 투자는 두드러졌다. 전기차 생산량은 2022년 705만대로 전년 대비 96% 증가했고, 2023년에는 900만대를 넘어섰다. 태양광 패널은 전 세계 생산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과잉 생산은 국내 소비만으로 해소되지 않고 있다. 2023년 1~9월 중국 소매판매 증가율은 6.8%로, 산업 생산 증가율을 넘었지만, 여전히 생산 능력에 미치지 못했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2023년 9월 중국의 자동차 재고경보지수는 56.9%로 경고 상한선인 50%를 크게 넘었다.
이에, 중국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이는 글로벌 시장에 공급 과잉 우려를 낳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G20 국가들의 신규 무역 제한 조치 중 중국을 겨냥한 조치가 가장 많았다.

옐런 미국 재무장관도 올해 4월 중국을 방문해 이 문제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시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미온적 태도로 인해 자율적인 변화가 어렵다고 판단한 미국과 서방 국가들은 결국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확대하는 등 더 강력한 조치를 하게 되었다.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100% 관세 인상조치를 결정했고, 캐나다와 EU도 유사한 조치를 했다. 이런 보호무역 기조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2023년 상반기 미국의 대중국 수입 의존도는 14.6%로 2018년 21.6%에서 크게 줄었다.
중국의 과잉 생산은 자국 경제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2023년 상반기 주요 산업 평균 가동률은 75.7%에 그쳤고, 철강 산업 가동률은 70%대, 태양광 패널 산업은 60%대의 가동률을 기록했다. 이는 자원의 비효율적 사용과 환경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무역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IMF는 2023년 10월 보고서에서 무역 분쟁으로 인한 글로벌 GDP 손실이 2024년까지 1.4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향후 중국 정책 변화와 각국의 대응, 그리고 이에 따른 글로벌 무역 구조의 변화가 주목된다. 특히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미중 정상회담 등 양국 간 고위급 대화를 통해 무역갈등 완화 여부가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기업들은 유연한 공급망 관리와 지역 다변화 전략 수립을 더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의 첨단기술 기업들,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흐름 속 동남아 및 인도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중국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의 위험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도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유연한 공급망 관리와 지역 다변화 전략 수립 등을 더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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