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반도체 대표회사 엔비디아가 28일(현지시각) 준수한 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공개했지만, 주가는 정규장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 7% 가까이 급락하는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엔비디아는 강력한 데이터센터 수요에 힘입어 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모두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상회했다. 7월 31일로 끝난 회계연도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했다.
이번 분기 가이던스(실적 전망치)도 예상치를 상회했다. 엔비디아는 3분기 매출이 32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전망한 이번 분기 매출은 317억 달러다.
그렇지만 정규 거래에서 2.1% 내린 125.61달러에 마감한 엔비디아 주가는 애널리스트들과의 실적 콘퍼런스콜 동안 낙폭을 늘리며 116달러대로 추락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엔비디아의 2분기 매출이 예상치를 넘어섰지만, 여섯 분기 만에 가장 근소한 매출 상회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통신은 회사의 매출 전망치도 월가의 가장 높은 기대치에는 못 미쳤다고 진단했다. 한마디로 월가의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시키기에는 미흡했다는 것이다.
카슨 그룹의 리안 디트릭은 주가 급락에 대해 “이번 실적 전망치 상회 규모가 그동안 우리가 보아왔던 것보다 훨씬 작았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가이던스도 상향 조정됐지만, 이전 분기와 같은 수준은 아니었다”면서 “엔비디아는 여전히 122%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한 훌륭한 회사지만, 기준이 너무 높게 설정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가 곧 출시될 차세대 AI 칩 블랙웰(Blackwell) 디자인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한 점도 주가 급락을 견인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무엇보다 블랙웰 제품 라인의 출시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원했던 애널리스트들은 자세한 정보를 얻지 못했고 콘퍼런스콜 이후 주가 하락 폭이 가팔라졌다.
그나마 4분기 블랙웰 매출이 수십억 달러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위안거리가 됐다. 콜레트 크레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성명에서 “이번 분기에 블랙웰 칩 샘플을 출하했고, 4분기에 블랙웰로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