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앤드루 베일리 총재는 23일(현지시각) 영국에서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의 위험이 줄어들고 있으며 추가적인 금리 인하에 대한 확신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문에서 베일리 총재는 “특히 에너지와 식품 가격 충격이 사라지면서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하락했다”면서 “금리 인상이 임금 상승률과 물가 결정 등 이른바 2차 인플레이션 효과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베일리 총재는 그렇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해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면서 통화정책이 예상보다 더 오랫동안 긴축적인 기조를 유지해야 할 수 있다며 신중함도 내비쳤다.
그는 “우리는 아직 지속적으로 물가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하고 있다”면서 “중기적으로 목표치인 2% 부근에 머물고 있는 인플레이션 위험이 사라질 때까지 정책 설정이 충분히 오랫동안 제약적으로 유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영란은행이 "더 오랫동안 긴축을 유지해야 하는 ’덜 긍정적인‘ 두 가지 시나리오가 여전히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베일리 총재는 이러한 시나리오가 "상품 및 노동시장에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면서 경제의 공급 측면이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이는 우리가 경험한 주요 충격의 지속적인 유산"이라고 밝혔다.
영란은행은 이달 초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5%로 25bp 인하했다.
베일리 총재는 이날 다음 달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가이던스는 제공하지 않았다.
금융시장에서는 영란은행이 다음 달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11월에 4.75%로 추가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국의 헤드라인 물가 상승률은 지난 2022년 말 11.1%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 5월에 목표치인 2%까지 하락했다. 물가 상승률은 이후 6월에도 2%를 유지하며 목표 수준을 달성했으나 7월에는 2.2%로 상승했다.
영란은행은 에너지 요금 상승으로 인해 12월에는 물가상승률이 2.8%로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경제는 지난해 짧고 얕은 경기침체를 겪은 후 올해 성장세로 돌아섰으며, 1분기와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각각 전 분기 대비 0.7%와 0.6% 성장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