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강세와 미국 경제에 대한 어두운 전망으로 인해 일본 우량 기업의 순이익이 이번 회계연도에 4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닛케이는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 시장에 상장된 약 1060개 기업의 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총 46조5000억 엔(3161억 달러)으로 2023회계연도보다 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회계연도 초에 예상했던 2% 감소에서 소폭 개선된 수치다.
가장 큰 폭의 하락세가 예상되는 곳은 자동차, 철강, 석유, 전력 분야로 수익이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 기계와 화학은 두 자릿수 성장이 예상되지만 다른 분야의 감소폭을 상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우량 기업들의 순이익 감소는 엔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이익 증가 효과가 사라지는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연간 수익 전망의 평균 가정 수익률은 2023 회계연도와 비슷한 수준인 달러당 약 145로,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에 따라 8월 5일에는 엔화가 142를 넘어 잠시 강세를 보였다.
닛케이는 일본의 58개 주요 기업들은 환율 효과로 인해 연간 영업이익이 총 100억 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이는 2023 회계연도의 2조 엔 증가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라고 분석했다.
미국 경기 둔화도 우려되며 이런 현상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혼다 후지무라 에이지 경영 이사는 “현지서 자동차 제조업체의 재고가 급증하고 있으며, 고객에 대한 판매 인센티브 비용이 쌓이고 있다"라고 지적했으며, 건설장비 회사 코마츠 CFO인 호리코시 타케시는 "경쟁이 치열한 렌탈 시장 때문에 딜러들이 구매를 보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일본 우량 기업들의 수익이 전체적으로 견조한 편이기 때문에 당장 급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고 있다.
조사 대상 기업의 6월까지 3개월간 전체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14조8800억 엔으로 분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연간 순이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기업은 96개사로 전체의 약 9%이며, 이는 지난 2년 간과 비슷한 수준으로 총 전망치를 7100억 엔 순증한 수치다.
도쿄 일렉트론과 어드밴테스트는 발전형 AI 칩 제조 장비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일본 유센과 미쓰이 오스카인을 비롯한 해상 선사는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들의 회계연도 1분기 전체 순이익은 연간 예상치의 30%로, 2023 회계연도보다 3% 포인트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많은 기업이 지난 분기에 전망치를 변경하지 않았으며, 상황이 호전된다면 4년 연속 기록적인 수익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스미토모 미쓰이 DS 자산운용의 시장 전략가 마사히로 이치카와는 "미국 경제가 연착륙하고 엔화가 달러 대비 140대 초반에 안착하면 실적 상향 조정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다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