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이 구글에 대해 검색시장 불법 독점 판결을 함에 따라 미 법무부가 이례적으로 구글의 분할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 정부가 약 20년 전에 불법적인 독점을 이유로 마이크로소프트(MS) 분할을 추진했다가 실패했고, 이번에 구글 분할에 성공하면 사상 첫 빅테크 분할 사례가 될 것이라고 이 매체가 지적했다.
구글이 분할되면 안드로이드 운영 시스템과 웹브라우저 크롬 등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미 정부는 또 모바일 기기를 통해 구글 검색을 할 때 검색 결과에 나타나는 짧은 문자나 이미지 광고인 애드워즈(AdWords)의 강제 매각도 고려하고 있다.
미 법무부는 구글 분할과 함께 구글이 경쟁 업체와 더욱 많은 정보를 공유하도록 하고, 인공지능(AI) 제품 분야에서 불공정한 이득을 취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이 통신이 전했다. 구글 분할이 이뤄지면 지난 1980년대에 통신기업 AT&T사 분할 이후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미국 법무부가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서 지난 5일 패소했다. 미국 워싱턴DC 연방법원 아미트 메흐타 판사는 법무부가 제기한 '구글 검색 반독점 소송'과 관련해 “구글이 스마트폰 웹브라우저에서 자사의 검색 엔진을 기본값으로 설정하기 위해 비용을 내는 것은 독점을 불법으로 규정한 셔먼법 2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판결했다. 메흐타 판사는 "안드로이드와 함께 아이폰 등 애플 기기에서 구글의 독점 검색 계약이 반경쟁적 행위와 검색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 소송은 미 법무부와 일부 주(州)들이 2020년 10월 구글이 미 검색 엔진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는 시장 지배력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반독점법을 어겼다고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재판 과정에서 구글이 자사의 검색 엔진을 기본값으로 설정하기 위해 2022년 애플에 200억 달러를 지급하는 등 그동안 스마트폰 제조업체 등에 막대한 자금을 지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구글은 전 세계 검색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분기(4∼6월)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매출(841억9000만 달러) 중 광고 수익이 646억2000만 달러로 약 77%를 차지했다.
메흐타 판사는 조만간 구글의 불법적인 검색시장 독점을 막는 방안을 결정해 이를 이행하도록 명령할 계획이다. 메흐타 판사가 미 법무부의 구글 분할 제안을 수용하면 그가 구글에 이를 이행하도록 명령할 수 있으나 구글이 이 소송을 대법원까지 끌고 갈 것으로 보인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