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이 애플·구글의 스마트폰 OS 독과점 해소를 위한 법안을 마련했다. 미국과 유럽 등 애플과 구글의 앱스토어 독과점 논란에 따른 규제 분위기가 형성되자, 일본 역시 흐름에 합류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1년 반 후 발효된다.
23일 다수의 일본 외신에 따르면 자민당은 올해 2월 초부터 애플과 구글의 독과점에 대응하기 위해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바야시 후미아키 자민당 의원은 "소수의 영향력 있는 사업자가 스마트폰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며 "일본의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특정 소프트웨어 경쟁 촉진에 관한 법안'의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일본의 반(反)독점법에서는 독과점에 따른 문제가 있어도 그를 입증하기 위한 조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점이 지적돼 왔다. 이에 사후 규제인 반독점법과는 달리 사전에 불공정한 상황 발생을 막기 위한 취지로 사전 규제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고바야시 의원은 "이러한 독과점 환경 내에서는 플랫폼 측과 앱 개발자(기업)간 갑을 관계가 명확함에 따라 불공정 사건이 발생해도 수면 위로 드러나기 어렵다"며 "이러한 환경을 하루라도 빨리 개선하기 위해서는 법안의 대상을 특정하고, 규제 내용과 범위를 명확히 하면 조속한 대처가 가능하다. 특정 사업자의 과도한 갑질을 억제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발의되는 애플·구글 규제 법안은 스마트폰 이용에 필수적인 '특정 소프트웨어'(이하 특정 소프트웨어)를 모바일 OS, 앱스토어, 브라우저, 검색엔진으로 정의한다. 해당 특정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사업자 중 일정 규모 이상의 점유율을 가진 사업자는 공정위가 규제 대상으로 지정하고, '지정사업자'에게 해서는 안 되는 행위(금지사항)와 의무사항(준수사항)을 정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플랫폼 사업자가 법안에 따른 '금지 사항'과 '준수 사항'을 이행함에 따른 정기 보고도 강제한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공정위가 '서비스 중지 명령'이나 '할증료 지급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법안이 명시하는 주요 금지사항과 준수사항은 '타사 앱스토어 제공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다른 과금 시스템 이용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등이다. 아울러 정당한 이유 없이 자사 서비스를 우대하지 않는다는 항목과 서비스 제공을 통해 취득한 자료는 경쟁 서비스 제공에 이용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고바야시 의원은 "구글과 애플의 독과점으로 인해 앱 사용에 따른 수수료가 높아져 산업 '혁신'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결과적으로 사용자들이 서비스를 누릴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 이에 새로운 법안으로 사전에 불공정한 상황의 발생을 억제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