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가 세금 정책을 놓고 서로의 제안을 모방했다며 비방전을 벌이고 있다. 워싱턴에서 세법 개정을 앞둔 상황이어서 이 문제는 11월 미국 대선의 또 다른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두 후보는 최근 세금 문제를 둘러싸고 거친 설전을 벌였다. 지난 주말 공화당 부통령 후보 JD 밴스는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이 한 명당 5000달러(약 682만 원)의 세액 공제를 제안했는데, 이는 현재 공제액보다 3000달러 더 많은 금액이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것보다도 크다.
해리스 후보는 네바다 주에서 지지자들을 만나 트럼프 후보가 두 달 전 같은 격전지에서 제안한 팁에 대한 세금 면제를 지지했다. 그녀의 제안은 트럼프 후보의 분노를 샀고, 그는 해리스 후보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훔쳤다고 비난했다.
예산 책임 연방 위원회의 마크 골드와인은 13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여기서 벌어지는 치고받기는 놀랍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아동 세액 공제를 밝히니 JD 밴스는 더 큰 아동 세액 공제를 말했다. 트럼프 후보가 팁에 대한 세금을 없애겠다고 하니 해리스 후보도 따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골드와인은 "이 모든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라는 중요한 질문을 제기했다.
후보들이 제안하는 세금 변경의 범위는 예산을 크게 압박할 수 있다. 트럼프 캠페인은 제안의 핵심 세부 사항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아동 세액 공제를 확대하면 향후 10년 동안 2조 달러(약 2730조 원)라는 천문학적 금액이 소요될 수 있다.
만약 세액 공제가 환급 가능한 방식이라면, 즉 납세자가 세금을 납부하지 않아도 돈을 돌려받는 방식이라면, 비용은 3조 달러에 이를 수 있다. 트럼프 후보는 또 현재 저소득 노인들에게 목표 세금 혜택을 제공하는 정책을 대체하여 사회 보장 혜택에 대한 세금을 전면 폐지하겠다고 제안했다.
여기에는 최대 1.8조 달러의 비용이 들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사회 보장 신탁 기금 자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비당파적인 예산 감시자들은 경고하고 있다.
비당파적인 세금 재단의 에리카 요크는 "세금 감면에 대해선 누구나 쉽게 말할 수 있지만 이는 도자기 박물관에 코끼리를 풀어놓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논의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