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마침내 전기차 보조금에 관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후보의 공약에 대한 입장을 처음으로 내놨다.
민주당 소속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논란 끝에 11월 차기 대통령선거에 나가지 않기로 선언하면서 승산이 커진 것으로 평가되는 공화당 소속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표 전기차 육성 정책을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즉시 없애겠다고 공약하면서 전기차 업계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의 총수이자 트럼프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선언한 머스크가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 머스크 “트럼프 공약, 테슬라엔 영향 없다”
21일(이하 현지시각) 테슬라라티에 따르면 머스크 CEO가 내놓은 입장을 압축하면 “다른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몰라도 테슬라는 트럼프 후보의 공약 때문에 영향을 받을 일이 없다”는 것.
머스크는 지난 19일 X에 올린 글을 통해 트럼프의 공약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가 밝힌 입장의 요지는 테슬라가 전기차 보조금 덕분에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데 테슬라의 경쟁사들이라면 몰라도 테슬라는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
트럼프가 전기차 보조금 폐지 공약을 공식화하면서 전기차 차주들과 소비자들 사이에서 머스크를 상대로 입장을 밝히라는 요구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봇물처럼 터져나왔고 머스크가 과연 어떤 입장을 피력할지에 시선이 집중됐으나 머스크의 결론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전기차 제조업체들에게 제공하는 보조금 제도가 폐지되더라도 테슬라 입장에서는 별 상관이 없기 때문에 트럼프를 지지하겠다는 자신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는 점을 확인한 셈이기도 하다.
◇ 머스크가 “테슬라는 다르다”고 주장하는 배경
테슬라라티는 “상당수 전기차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머스크가 밝힌 입장을 놓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럼에도 머스크가 밝힌 입장에서 곱씹어 볼 만한 대목도 있다”고 분석했다.
테슬라 전기차에 대한 연방 정부의 보조금이 진작부터 줄어든 상황이어서 대세에 지장이 없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정부가 중국산 배터리를 장착하는 전기차를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보조금 혜택 대상 차종이 대폭 줄어든 가운데 테슬라도 이를 비켜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비근한 예로 테슬라가 지난해 말 출시한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과 모델3(후륜구동식)도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테슬라는 앞서 트럼프의 대통령 재임 시절이던 지난 2018년 7월 미국 내 전기차 20만대 판매 달성을 계기로 보조금 혜택을 받는 것을 줄여왔고 지난 2020년부터는 대당 최대 7500달러까지 지원되는 보조금 없이 전기차를 팔아왔다.
테슬라라티는 “2020년이 테슬라가 완전한 흑자 기조로 돌아선 원년이란 점이 아이러니한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테슬라라티는 “특히 전기차 보조금 지원 내용을 포함한 인플레이션감축법이 발효된 시점이 지난 2022년 8월인데 테슬라는 이미 그 시점에 충분한 수익을 내고 있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