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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중 기술전쟁, 심해로 확전…해저 케이블 쟁탈전 불붙었다

노정용 기자

기사입력 : 2024-07-16 14:56

해저 케이블 연결망. 자료=텔레지오메트리이미지 확대보기
해저 케이블 연결망. 자료=텔레지오메트리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이 심해로 확대되고 있다고 미국 경제방송 CNBC가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99%를 담당하는 해저 케이블 네트워크가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른 것이다.

해저 케이블은 대륙 간 데이터 전송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전 세계적으로 약 140만km에 달하는 방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짧게는 100km 남짓, 길게는 2만km에 달하는 케이블들이 거미줄처럼 해저에 깔려있다. 통신 시장 조사 기관 텔레지오메트리(TeleGeometry)에 따르면 2024년 초 기준으로 574개의 해저 케이블이 운영 중이거나 건설 예정이다.

해저 케이블은 우리가 인터넷을 통해 이메일을 주고받거나, 화상 채팅을 하는 등 모든 온라인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아카마이 랩스의 앤디 샴페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다른 대륙에 있는 사람과 이메일, 문자, 화상 채팅을 해본 적이 있다면 해저 케이블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해저 케이블, 왜 중요한가?


해저 케이블은 육지의 복잡한 광케이블 망과 연결되어 전 세계 데이터 트래픽을 처리한다. 해저 케이블이 끊어지면 해당 지역의 인터넷 속도가 느려지거나 접속이 끊기는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시스코 산하 인터넷 모니터링 기업 사우전드아이즈의 조 바카로 부사장은 "해저 케이블이 끊어지면 해당 트래픽을 다른 경로로 우회해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혼잡이 발생할 수 있다"며 "개인은 해저 케이블이 끊겼다고 느끼지 못하지만, 사용하려는 애플리케이션이 갑자기 느려지거나 사용할 수 없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저 케이블, 미중 갈등의 새로운 쟁점으로

올해 초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 해저 케이블 15개 중 4개를 절단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해저 케이블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이를 계기로 해저 케이블은 미중 갈등의 새로운 쟁점으로 급부상했다.

미국 정부는 최근 구글, 메타 등 자국 기술 기업들에게 태평양 해저 케이블이 중국의 스파이 활동에 취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중국이 해저 케이블을 통해 자국 기업과 시민들의 데이터를 탈취하거나, 유사시 통신을 마비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우려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2023년 3월 로이터 통신은 미국 정부가 중국의 스파이 활동 우려로 미국 영토와 중국 본토 또는 홍콩을 직접 연결하는 해저 케이블 설치를 막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월 익명의 국무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관리들이 구글과 메타 등 기술 기업들에게 태평양 지역의 해저 케이블이 중국 수리 선박의 스파이 활동에 취약할 수 있다고 비공개적으로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국제 해저 케이블 수리를 지원하는 중국 국영 기업 SB 서브마린 시스템즈는 무선 및 위성 추적 시스템으로부터 선박의 위치를 숨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반격, 자체 해저 케이블 건설 추진


중국은 미국의 견제에 맞서 자체적인 해저 케이블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수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과 경쟁할 수 있는 해저 케이블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메타와 구글은 2021년 미국 서부 해안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를 연결하는 대규모 해저 케이블 2개를 설치할 계획을 발표했으며, 메타는 아프리카에, 구글은 아프리카와 유럽을 연결하는 해저 케이블을 건설 중이다.

해저 케이블, 사이버 공격과 자연재해에도 취약


해저 케이블은 사이버 공격뿐만 아니라 지진, 해일, 화산 폭발 등 자연재해에도 취약하다. 케이블 손상 시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사회적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해저 케이블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국제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해저 케이블에 대한 사이버 공격은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국제 사회가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해저 케이블을 둘러싼 미중 갈등은 기술 패권 경쟁의 새로운 국면을 예고한다. 해저 케이블은 디지털 시대의 핵심 인프라이자, 국가 간 정보 흐름을 좌우하는 전략적 자산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해저 케이블을 둘러싼 양국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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