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테슬라 주가 상승의 동력 가운데 하나였던 다음달 8일로 예정된 '로보택시 데이' 행사가 연기됐다는 보도가 주가 폭락을 불렀다.
지난달 24일 182.58달러로 마감한 테슬라는 이튿날인 25일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10일까지 11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주가가 44.2% 폭등한 바 있다.
로보택시 데이 연기
이날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당초 다음달 8일로 예정됐던 로보택시 데이 행사를 연기하기로 했다.
'추가 시제품 차량들'을 각 팀이 구축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주기 위해서라는 것이 이유였다.
테슬라는 이 보도 내용에 대해 함구했다.
로보택시는 테슬라의 주행 보조 시스템인 '완전자율주행(FSD)' 시스템이 실제로 사람의 감독 없이도 스스로 주행하는 진정한 완전자율주행으로 이행하는 선언과 같은 것이다.
로보택시 기대감
로보택시에 거는 기대는 높다.
테슬라 대표 낙관론자 가운데 한 명인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증권 애널리스트는 로보택시가 테슬라 시가총액 1조달러 문을 여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RBC 애널리스트 톰 나라얀은 최근 분석 노트에서 테슬라의 로보택시 사업 부문 가치를 6270억 달러에서 4140억 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로보택시 데이 행사 연기 소식은 로보택시가 숱한 난관을 뚫어야 가능하다고 우려한 나라얀의 비관적 분석에 힘을 실어 준다.
변한 것 없어
그렇지만 아이브스의 웨드부시 애널리스트 팀은 낙관 전망을 고수했다.
아이브스는 행사 연기 소식에도 비중확대(매수) 추천과 300달러 목표주가를 재확인했다.
아이브스의 애널리스트 팀은 분석노트에서 "(일론)머스크(최고경영자(CEO))의 발언을 기다리고는 있지만 (로보택시 데이 행사) 시기가 8월에서 10월로 이동한다고 해도 테슬라의 인공지능(AI)과 로봇 테마에 거는 낙관 전망은 바뀌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웨드부시는 다만 행사 연기 소식이 "분명 이상적인 것은 아니다"라며 이 같은 행사 시기 "연기가 사실로 확인되면 단기적으로 주가를 압박할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트럼프
한편 아이브스는 이날 분석 노트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면 전기차에는 불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기후 위기는 사기"라면서 화석연료 사용으로 지구 온난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과학계의 사실상 정설을 부인했다.
그는 미 석유 산업 투자 확대 물꼬를 터줬고, 환경론자들이 반대하던 알래스카 유전 개발 사업도 허가했다.
당연히 화석연료 배출이 없는 전기차 우대 정책에도 비판적이었다.
아이브스는 이때문에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전기차 산업에는 힘든 시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렇지만 그는 테슬라가 외려 이를 시장 확대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아이브스는 테슬라의 경우 다른 전기차 스타트업들과 달리 이미 규모의 경제를 구현해 전기차 생산으로 순익을 남기는 몇 안 되는 업체여서 다른 업체들의 어려움이 테슬라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테슬라가 규모의 경제를 통한 유리한 비용 구조로 경쟁사들을 따돌리고 다시 전기차 시장을 쥐락펴락할 수 있다고 그는 판단했다.
이날 테슬라는 22.23달러(8.44%) 폭락한 241.03달러로 미끄러졌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