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5개월째 0%대에 머물며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중국 최대 쇼핑 행사인 '618 쇼핑 페스티벌'에도 소비 심리는 살아나지 않았다.
10일(현지시간)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0.2% 올랐다. 5월(0.3%)보다 상승 폭이 줄었고, 시장 전망치(0.4%)에도 미치지 못했다.
가전제품, 자동차, 여가 관련 상품 등의 가격은 오히려 떨어졌다. 2022년 말부터 시작된 생산자물가지수(PPI) 하락세(-0.8%)도 이어지고 있다. 공장에서 나가는 상품 가격이 떨어지면 소비자 물가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올해 중국 경제는 제조업은 비교적 선방하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와 고용 불안으로 소비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물가 하락이 장기화하면 소비자들이 '더 떨어질 것'이란 기대로 소비를 미루면서 경기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핀포인트 자산 관리의 지웨이 장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디플레이션 위험은 사라지지 않았다"며 "장기적으로 중국은 경제를 견인하기 위해 내수가 반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 완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하지만 금리를 내리면 중국 위안화 가치가 떨어질 수 있어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오는 17일 발표되는 중국 2분기 경제성장률과 다음 주 열리는 중국 공산당의 주요 정책 회의(3중전회)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