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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회복 신호 희미’...부동산·부채·실업 ‘3중고’ 계속

‘신질 생산력' 전환 성공 여부에 달려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4-07-08 08:50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더딘 회복세를 보이며 심각한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환점 모색 추진에도 아직 암울한 중국 경제.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전환점 모색 추진에도 아직 암울한 중국 경제. 사진=로이터


최근 발표된 경제 지표들은 중국 정부의 낙관적 전망과 달리 경기 회복이 여전히 더디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5일(현지 시각) 오일프라이스가 보도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에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 경제 지표로 본 중국 경제 현주소


중국 국가통계국(NBS)에 따르면, 5월 산업 생산은 전년 대비 5.6% 성장했다. 그러나, 이는 분석가들의 예상치인 6%에 미치지 못했으며, 4월의 6.7% 성장률보다 낮은 수치다. 소매판매는 5월에 전년 대비 3.7% 증가해 4월의 2.3%보다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고정 자산 투자는 2024년 상반기에 전년 대비 4.2% 증가했고, 제조업 투자는 9.6%의 상당한 증가를 보였다. 그러나, 민간 부문 투자는 여전히 부진하여 1월부터 5월까지 연간 0.1%만 증가했다. 이는 처음 4개월 동안의 0.3%에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민간 기업의 신뢰가 약함을 나타낸다. 반면, 공공 부문 투자는 같은 기간 동안 연간 7.1% 증가했다.

중국 정부는 2023년 5.2%, 2024년 1분기 5.3%의 경제 성장률을 발표했지만, 현실 지표들은 이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력 소비량 감소, 대도시 노숙자 증가, 고학력 실업 증가 등은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 산업 생산과 금속 시장 동향


중국의 5월 강철 생산량은 전월 대비 8.1%, 2023년 5월 대비 2.7% 증가해 9,286만 톤에 달했다. 5월 생산량은 2023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월간 수치로, 분석가들의 예상치인 8,700~9,000만 톤을 넘어섰다. 일일 강철 생산량은 5월에 약 300만 톤에 달해 4월의 286만 톤, 2023년 5월의 291만 톤에서 증가했다.
그러나, 이런 생산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한 수요의 감소로 금속 시장은 부정이었다. 5월 경제 수치 발표 이후 철광석 가격은 2% 이상 하락했고, 구리 가격도 하락세를 보였다. 알루미늄 가격도 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특히 금속 집약적인 부동산 부문의 지속적 약세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 중국 경제의 ‘3중고’, 부동산·지방정부 부채·실업

부동산 시장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해결에 10년이 소요될 것이라는 말이 허튼 말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이는 중국 경제의 25%를 차지해 그 충격이 중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5월 신규 주택 가격은 전년 대비 4% 가까이 하락했으며, 이는 전월의 3% 하락보다 더 큰 폭이다. 2024년 상반기 부동산 투자는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비구이위안, 헝다 등 대형 부동산 기업들이 파산 위기에 직면했으며, 빈집이 1억 7천만 채 이상, 건설 중단 주택이 3천만 채 이상으로 추정된다.

주택 시장 침체에 대응하여 중국 정부는 모기지에 대한 최저 이자율을 제거하고 지방정부가 팔리지 않은 부동산을 매수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조치를 발표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5월 부동산 관련 활동이 여전히 침체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지방정부 부채 문제는 부동산 문제에 연동되어 있다.

토지 사용권 판매 부진으로 지방정부의 재정 상황이 악화하여, 일부 지역에서는 공무원 월급 지급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은 중국 지방정부 부채가 전체 GDP의 70%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업 문제는 ‘묻지마 범죄’를 양산할 정도이다.

매년 1,000만 명에 달하는 대학 졸업생들이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다. 공식적인 청년 실업률은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실제 실업률이 50%에 육박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IT, 금융 등 인기 분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명문대 졸업생들조차 일자리를 찾지 못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청년들의 실업도 문제다. 이들은 대졸자보다 그 규모 면에서 훨씬 많아 개인이나 가계에 주는 악영향은 더 크다.

6억 농민 중 약 2억 명에 달하는 도시로 진출한 농민공 실업도 심각하다. 이들은 주로 건설, 제조업 등 저임금 노동에 종사하며 중국 경제 성장의 밑거름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와 수출 부진으로 인해 농민공들의 일자리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이는 중국 대도시의 노숙자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어 사회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 경제 구조 전환의 노력과 한계


중국 정부는 현 위기 상황에 대응하여 경제 구조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신질 생산력(새로운 품질 생산력)’ 정책을 통해 과학기술 발전과 중부 지역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도체, 인공지능, 로봇 등 첨단 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여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같은 대형 플랫폼 기업들의 역할도 주목받고 있다. 이들 기업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중소 제조업체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정부도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러 한계점이 드러나고 있다. 미국의 기술 제재로 중국은 첨단 반도체 생산 장비, 핵심 소프트웨어 등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철강, 시멘트 등 과잉 생산 부문의 구조조정은 필연적으로 대량 실업을 초래할 수 있어 사회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의 전망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3중전회에서 발표될 ‘신질 생산력’ 정책이 산업 구조의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으며, 시진핑 주석의 장기 집권 가능성과 이에 따른 정책 방향성 변화도 주시하고 있다. 정책의 근본적 틀이 변화할 수 있는지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미이며, 이것이 쉽지 않다는데 무게를 두는 것이다.

중국 경제의 성공적인 구조 전환과 위기 극복 여부는 글로벌 경제는 물론 한국 경제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된다.

따라서,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중국 경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에, 향후 정책 방향과 실행 결과를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으며, 중국 경제의 실상을 더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다각적인 분석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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