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이었던 트위터를 지난 2022년 개인회사로 인수한 뒤 X로 개명한 일론 머스크의 좌충우돌식 경영과 민감한 사회 문제에 대한 거침없는 발언으로 광고주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매출이 급감했다는 관측이 그동안 숱하게 나왔으나 X의 매출에 관한 공식 자료는 확인된 바 없었다.
트위터를 X로 개명한 머스크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고 인정한 적은 있으나 자신을 둘러싼 리스크 때문에 X의 매출이 급감했음을 인정한 적은 없다.
◇ X 매출, 머스크 인수 뒤 40% 급감
미국의 유력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X의 법인 소재지인 미국 델라웨어주 감독당국에 보고한 X의 경영실적 자료를 블룸버그 통신이 입수해 보도한 내용을 인용해 지난해 기준 X의 매출이 전년 대비 4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8일(현지 시간) 전했다.
X가 관계당국에 제출한 지난해 매출 자료는 머스크가 X를 인수한 뒤 온전히 개인회사로 경영한 시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X의 공식 매출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머스크발 리스크가 X 경영실적에 미친 영향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자료이기도 하다.
X가 당국에 제출한 경영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X가 지난해 상반기 올린 매출은 14억8000만 달러(약 2조435억원)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4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적자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나 같은 기간 4억5600만 달러(약 629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X는 밝혔다.
머스크가 지난 2022년 10월 트위터를 인수하기 위해 끌어모은 자본은 440억 달러(약 60조7728억원)였다.
◇ 잇단 광고주 이탈 사태의 결과
머스크에게 인수되기 전까지 X의 전체 매출에서 광고 매출이 차지한 비중은 무려 90% 수준이었다.
X의 경영실적이 마침내 공개되면서 그동안 제기됐던 ‘매출 반토막설’ 역시 사실이었던 것으로 판명됐다.
특히 블룸버그는 지난해 12월 보도를 통해 X의 2023년 광고 매출이 25억 달러(약 3조3000억원) 규모로 추산돼 전년 대비 반토막 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한 바 있다. X의 광고 매출 규모도 트위터 때보다 크게 줄어 70%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 바 있다.
◇ ‘X 페이먼트’ 출시로 매출 감소 타개 추진
X가 델라웨어주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 같은 경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X 페이먼트’라는 이름의 결제서비스를 X에 도입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추진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X는 보고 자료에서 현재까지 미국 내 28개주에서 온라인 결제 사업자 자격을 인가받았으며 올해 말까지 X를 통한 결제 서비스 가능 지역을 미국 전역으로 확대한 뒤 X 페이먼트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당초 올 초부터 X 페이먼트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었으나 일부 규제당국의 반대로 계획이 늦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주 이탈 사태로 발생한 막대한 규모의 매출 감소를 금융서비스 도입을 통해 돌파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행보가 현실화되려면 규제당국의 문턱을 넘어야 하는데다 금융서비스가 도입되더라도 광고 매출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소셜미디어의 특성상 얼마나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