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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떠나는 백만장자, 세계에서 가장 많아...2위는 영국

이수정 기자

기사입력 : 2024-06-19 09:27

2024년 6월 6일 중국 상하이 황푸 지구에서 사람들이 길을 건너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6월 6일 중국 상하이 황푸 지구에서 사람들이 길을 건너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올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백만장자가 중국을 떠날 전망 속에 가뜩이나 팬데믹 이후 고전하고 있는 중국 경제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18일(현지시각)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CNBC 등 외신은 투자 이민 회사 헨리&파트너스(Henley &Partners)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1만3800명의 고액 자산가들이 중국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지정학적 긴장이 한층 고조되자 올해는 이보다 많은 1만5200명이 중국을 이탈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을 떠난 고액 자산가들은 대부분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등으로 향했다. 올해에도 미국으로 떠나는 중국의 자산가들이 가장 많을 것으로 헨리&파트너스는 전망했다.

고액 자산가는 유동 자산이 100만 달러(약 13억8000만 원) 이상인 사람들로 ‘고액 순자산 보유자(HNWI·High Net Worth Individual)’로 정의된다.

헨리&파트너스와 함께 보고서를 작성한 자산정보 회사 뉴 월드 웰스(New World Wealth)의 연구 책임자인 앤드루 아모일스는 HNWI가 얼마나 많은 재산을 가져갔는지 알기는 어렵지만, "경험상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움직이는 HNWI는 3천만 달러~10억 달러(약 414억 원~약 1조3800억 원) 사이의 재산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닛케이는 이처럼 많은 수의 부유한 중국인들이 다른 나라로 떠나는 것은 가뜩이나 취약한 중국 경제에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장기간의 부동산 위기로 대형 개발업자들이 고전하면서 국부가 크게 훼손됐고 지방 정부들의 부채 압박도 심화됐다.

올해 초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이 부동산 혼란으로 인해 ‘높은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신용평가사인 피치 레이팅스(Fitch Ratings)는 지난해 12월 무디스(Moody's)에 이어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보고서는 정확한 수치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중국 부유층의 미국 이주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행 제한이 해제되면서 급물살을 탔다고 전했다.

또한 부유층과 중산층을 막론하고 일본으로 이주하려는 중국인들의 문의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일본의 라이프스타일은 아름다운 공공 정원과 골프 코스가 있어 매우 매력적”이라며 “일본은 세계 평화 지수에서 지구상에서 가장 안전한 국가 중 하나로 선정됐다"고 지적했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 부유층 이탈 증가...한국·대만도 눈여겨 봐야

보고서는 중국에 이어 영국 고액 자산가들의 이탈이 올해 9500명에 달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런던의 싱크탱크 정부연구소 최고경영자(CEO)이자 보고서의 분석을 제공한 한나 화이트는 "특히 브렉시트 이후 2017년부터 2023년까지 6년 동안 영국은 총 1만6500명의 백만장자를 이민으로 잃었다”면서 “2024년 잠정 추정치는 더욱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화이트는 영국 백만장자의 이탈이 올해 총선으로 가속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한국과 대만 부자들의 이탈도 각각 1200명과 4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화이트는 이러한 흐름이 11월 미국 대선에 대한 불확실성과 도널드 트럼프의 두 번째 대통령 당선 가능성에 부분적으로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고립주의적 발언이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의 군사적 위기에서 대만을 방어하거나 북한과의 우발적 상황에서 한국을 지원할 가능성이 낮을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헨리&파트너스의 개인 고객 그룹 책임자인 도미니크 볼렉은 올해 전 세계적으로는 12만8000명의 백만장자가 이주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세계가 지정학적 긴장, 경제적 불확실성, 사회적 격변의 퍼펙트 스톰과 씨름하고 있는 가운데, 백만장자들은 기록적인 숫자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면에서 백만장자의 대규모 이주는 세계 지형과 부와 권력의 지각판에 심오한 변화를 알리는 선행 지표”라면서 “그들이 떠나는 국가나 새로운 고향으로 삼는 국가의 미래 궤적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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