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미 양대 석유메이저 엑손모빌과 셰브론이 각각 파이오니어 내추럴 리소시스와 헤스를 500억 달러 넘게 주고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29일(현지시각)에는 미 최대 독립 석유업체인 코노코필립스가 마라톤 오일 인수에 합의했다. 양대 메이저의 M&A 절반 규모인 225억 달러짜리였다.
인수 대상인 파이오니어, 헤스, 마라톤 주가는 모두 M&A 발표 뒤 폭등했다.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M&A 시장에서 흡수 대상으로 유력한 종목이 과연 어떤 것들인지에 쏠려 있다.
위험 줄이고, 보상은 높이고
석유 업계 M&A는 통상 유가가 낮은 경우에 일어난다.
저유가 여파로 석유·가스 업체들 주가가 낮아지면 대형 업체들이 먹잇감을 무는 식이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수준으로 낮지 않지만 M&A가 붐을 타고 있다.
투자자들의 성향 때문이다.
배런스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석유업체들이 덩치를 키워 매장 석유량을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유전 탐사가 방안 가운데 하나이지만 문제가 있다. 위험하다는 것이다. 시추를 통해 유전을 찾아낼 확률은 낮다.
안전한 대안은 바로 이미 유전을 갖고 있는 덩치가 작은 에너지 업체를 인수하는 것이다.
투자업체 키머릿지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마크 비비아노는 "M&A 위에 지어진 마굿간의 말이 풀려났다"면서 "덩치 키우기 군비경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력 인수 대상은 퍼미안 리소시스, 마타도어 리소시스, 하이피크 에너지, 레인지 리소시스, 안테로 리소시스, 콤스탁 리소시스 등이다.
유전 서비스에는 악영향
반면 이같은 에너지 업계 M&A는 시추를 비롯해 유전에서 석유업체들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전 서비스업체들에는 고통을 예고하고 있다.
대형 에너지 업체들이 탐사 대신 알짜배기 유전을 확보하고 있는 중소형 석유·가스 업체 인수에 나서면서 이들의 고객사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유전 서비스 업체들의 주고객은 대형 업체들의 먹잇감이 된 중소형 에너지 업체들이다.
아울러 업체 수가 줄면서 수요 역시 둔화될 수밖에 없다.
지금은 SLB로 이름을 바꾼 슐럼버거, 핼리버튼, 리버티 에너지 등의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유전 서비스 업체 베이커 휴즈에 따르면 미국에서 현재 가동 중인 유정 수즌 1년 전 711개에서 지금은 600개로 대폭 줄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