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관련 투자에 한창인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개인용 컴퓨터(PC)로 눈을 돌리고 있다. AI 기능을 접목한 ‘AI PC’가 첨단 AI 기술의 대중화는 물론, 갈수록 규모가 커지는 AI 산업에서 새로운 수익모델(BM) 창출에 적합한 플랫폼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AI PC란 데스크톱·노트북 등 기존의 PC에 ‘신경망처리장치(NPU)’라는 AI 가속기가 추가된 제품을 말한다. 기존 일반 PC보다 AI 기능을 더욱 빠르게 처리하는 것은 물론, 인터넷을 통해 AI 클라우드나 데이터센터와 연결되지 않고도 각종 AI 기능을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AI PC 확산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2023년 기준 PC 운영체제(OS) 시장에서 6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다. CN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MS는 21~23일(현지 시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리는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AI PC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과 성과 등을 소개할 전망이다.
앞서 지난 1월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2024년은 AI가 모든 PC의 필수 구성 요소가 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대두로 개인 소비자용 PC 출하량이 감소하고 있지만, 기업에서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PC의 수요는 여전히 탄탄하다. 특히 ‘챗GPT’나 ‘제미나이’ 등 최신 생성형 AI는 업무용 PC에서 사용자의 데이터 수집과 분석 능력을 강화해 개개인의 생산성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대거 교체 및 업그레이드했던 PC의 교체 주기가 다가오면서 AI PC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급속히 증가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지난 2월 올해 AI PC 출하량이 5000만 대를 돌파하며 전체 PC 시장에서 20% 이상을 차지할 것이며, 오는 2027년까지 올해 예상치의 3배가 넘는 1억6700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인텔과 AMD는 '코어 울트라' 및 '라이젠 프로 8000' 등 NPU를 내장한 노트북용 차세대 CPU를 잇달아 선보였다. HP와 델, 레노버 등 글로벌 주요 PC 제조사들과 삼성·LG 등 국내 기업도 이를 탑재한 ‘AI PC’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퀄컴 역시 MS와 함께 AI 기능을 탑재한 ARM 기반 PC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애플도 최근 공개한 신형 아이패드 프로 시리즈를 시작으로, 올해 하반기 차세대 맥북 제품에서 AI 기능을 대폭 강화할 전망이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