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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실적 발표, 글로벌 증시 향방 가를 핵심 변수... 시장 2배 성장 기대감

노정용 기자

기사입력 : 2024-05-20 05:30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엔비디아 본사 건물의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엔비디아 본사 건물의 로고. 사진=로이터
미국 반도체 대기업 엔비디아가 22일(현지시각) 2024 회계연도 1분기 실적(2~4월)을 발표한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을 선도하는 엔비디아의 견조한 실적은 관련주 매수세를 촉발하며, 최고치를 경신 중인 일본과 미국 증시 전체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의 기대가 큰 만큼, 엔비디아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AI 개발에 필수적인 GPU(그래픽 처리 장치)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진 엔비디아는 반도체 수요가 AI용으로 집중되는 현 상황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시바타 미츠히로 다이와증권 수석 전략가는 "엔비디아의 매출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을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QUICK 팩트셋이 집계한 2분기(5~7월) 시장 전망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증가한 265억 달러(약 35조9027억 원), 순이익은 2.2배 증가한 약 137억 달러(약 18조5703억 원)로 예상된다.
1년 전인 2023 회계연도 2분기에는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힘입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배로 늘었고, 3분기 연속 매출 감소세에서 벗어나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번에도 2년 연속 2배 성장이 예상되며 시장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의 연간 전망치도 긍정적이다. 2025년 1월 기준 전체 매출 전망치는 평균적으로 전년 대비 1.8배 증가한 1114억 달러(약 151조 원)로, 2023년 말 예상치(920억 달러)보다 약 5개월 만에 20% 상승했다.

사업 환경 또한 여전히 긍정적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닷컴 등 대형 IT 기업들이 AI 관련 설비 투자 전망을 일제히 상향 조정한 점을 주목하며 "2024~2025년 세계 클라우드 설비 투자 금액의 전년 대비 성장률을 각각 46%, 11%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연례 개발자 회의에서 발표된 차세대 GPU의 수주 동향 또한 시장의 관심사다. 라쿠텐증권 경제연구소 이마나카 노부 수석 애널리스트는 "차세대 GPU의 기여도 예측에 따라 엔비디아의 실적 전망이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 실적에 대한 높은 관심은 지난 2월 발표된 2023 회계연도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일본과 미국 주가가 크게 상승했던 경험에서 비롯된다. 당시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221억 달러(3.7배 증가), 122억 달러(8.7배 증가)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다음 날 엔비디아 주가는 16% 급등했고, 엔비디아가 촉발한 'AI 붐'은 일본과 미국의 기술주 상승을 이끌며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닛케이 평균주가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이번에도 호실적이 예상되면서 관련 종목에 대한 매수세가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메이지야스다자산운용은 "AI용 반도체 시장 확대는 반도체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제조 및 검사 장비 제조업체 등 다양한 종목에 간접적인 수혜를 가져다준다"고 전망했다.
도쿄 일렉트론, 어드반테스트 등 닛케이 평균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반도체 관련 기업들은 2025년 3월 결산 기준 이익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AI 반도체 제품 판매 증가를 꼽고 있다. 엔비디아의 강세 전망은 이들 기업의 실적 상향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 증시 역시 엔비디아 실적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인플레이션 둔화에 따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다우존스 지수가 처음으로 4만 선을 돌파했지만, 추가 상승 동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엔비디아의 호실적은 기술주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를 자극하며 다우 지수의 4만 선 안착을 뒷받침할 수 있다.

하지만 기대가 높은 만큼 실적이 부진할 경우 실망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엔비디아의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 경우, 일본과 미국 증시에서 자금 유출을 촉발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어느 쪽이든 22일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는 글로벌 증시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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