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턴매치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미국의 차기 대통령 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두 후보의 지지 추이가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금까지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대체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가 승기를 잡았다고 확신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특히 ABC뉴스가 최근 실시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트럼프 46% vs 바이든 44%
ABC뉴스가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에 의뢰해 미국 유권자 226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5~30일(이하 현지시간) 벌인 여론조사의 결과는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을 여전히 뒷받침한다는 점에서는 그동안 발표된 여론조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트럼프의 지지율이 46%, 바이든의 지지율이 44%로 트럼프가 우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차기 대선을 6개월 앞둔 시점에서다.
특히 먹고 사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두 후보 간 큰 격차가 확인됐다.
응답자의 56%가 트럼프의 경제 관리 능력을 신뢰한다고 밝혔으나 바이든의 능력을 믿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3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거의 배 차이다.
역대급 인플레이션을 잡는 문제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44%는 트럼프에 기대를 보낸 반면에 바이든에 기대감을 표시한 응답자는 30%에 머문 것으로 조사됐다.
◇등록유권자 및 적극 투표층서는 트럼프에 불리한 결과
그럼에도 이번 조사에서는 트럼프 캠프를 내심 불안케 할 결과가 확인됐다.
트럼프 46%, 바이든 44%는 투표장에 갈 생각이 있는 유권자들 사이에서 나타난 넒은 의미의 지지율이지만 실제로 대선에 참여할 자격을 갖춘 등록유권자와 등록유권자이면서 적극적으로 한 표를 행사할 의향이 있는 유권자들, 즉 적극 투표층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반대의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등록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트럼프가 45%를 얻었지만 바이든은 이보다 1%포인트 많은 46%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고, 적극적으로 투표할 의향이 있는 등록유권자의 경우 트럼프의 지지율이 45%, 바이든의 지지율이 49%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트럼프 캠프가 아직 승기를 잡았다고 확신하기 어렵게 하는 대목은 이처럼 실제로 투표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유권자와 적극 투표층 모두에서 큰 차이는 아니지만 바이든의 지지율이 오히려 높은 것으로 확인된 점이다.
◇성추문 입막음 의혹 관련 재판 결과에도 이목
이번 조사에 확인된 트럼프를 내심 불안케 하는 또 한가지 이유는 현재 미국 뉴욕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인 ‘성추문 입막음 의혹’ 사건이다.
트럼프는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의 과거 성추문 폭로를 막기 위해 개인 변호사를 통해 대니얼스에게 '입막음 돈'을 지급한 뒤 그 비용과 관련된 회사 기록을 조작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미국 헌정 사상 전현직 대통령이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정에 선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트럼프는 이밖에도 3건에 관해 추가로 형사 기소된 상태다. 전·현직 대통령이 4차례나 기소된 것도 미국 역사상 최초다.
ABC뉴스가 진행한 이번 조사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질문이 주어졌다.
이번 재판 결과 트럼프가 유죄 선고를 받을 경우에도 여전히 트럼프를 지지하겠느냐고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물은 결과 응답자의 80%가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의 유죄를 선고 받으면 지지 의사를 다시 고민해보겠다거나 철회하겠다는 응답자는 각각 16%와 4%로 나타났다. 둘을 합하면 트럼프의 유죄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지지율이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20% 수준에 달한다는 뜻이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지금까지 나온 여론조사 결과는 대체로 트럼프가 승리하더라도 바이든과 격차가 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라면서 “이번 조사 결과는 확실한 승기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이번 재판 결과 트럼프가 유죄를 선고 받을 경우 상황이 크게 달라질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