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실험적인 또는 시범 도입 수준에서 시도됐던 주4일 근무제가 미국에서 정식으로 도입되는 일이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주요 기업들을 대상으로 최근 조사한 결과 약 30%가 주4일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美 대기업 CEO 30% “주4일제 도입 검토 중”
보고서의 결론은 이번 조사에 참여한 주요 기업 CEO들 가운데 약 30%가 주4일제 또는 주4.5일제로 근무제를 변경하는 방안을 현재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주4일제는 일주일에 4일만 근무하는 방식이고 주4.5일제는 주4일제를 부분적으로 도입하는 방식을 말한다. 주4.5일제의 경우 국내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월1회 주4일제를, SK텔레콤이 격주 주4일제를 실시하는 등 대기업도 동참하는 추세다.
보고서는 대기업들이 주4일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실제로 고민하고 있는 배경에 대해 “고용 시장에서 구인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인재를 유치하고 유치한 인재의 퇴사율을 낮추기 위한 차원”이라면서 “아울러 직원들의 번아웃 증후군(극도의 피로감으로 인해 무기력증, 심한 불안감, 자기혐오 등에 빠지는 증상)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흐름에 대해 당연한 일이지만 근로자들은 대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여론조사업체 갤럽이 지난해 11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 직장인의 무려 77%가 주4일제가 도입되면 업무 생산성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자의 46%는 “업무 효율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밝혀 주4일제에 대한 근로자들의 기대감이 매우 크다는 점을 확인해줬다.
◇아직은 제한적인 분야 위주로 도입될 가능성
그러나 KPMG 보고서는 주4일제가 미국 재계에서 확산되더라도 분야는 당분간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사무직 위주로 먼저 뿌리를 내린 뒤 나머지 분야로 서서히 퍼져 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구인난이 늘 발생하고 있는 의료서비스 분야를 비롯해 일부 분야에서는 주4일제 도입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번 조사 결과 주4일제 도입이 시간문제로 부상했다는 것은 맞아 보인다”면서도 “다만 향후 최소 2~3년간 부분적인 도입 과정을 거친 뒤 그 이후에나 본격적인 도입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전망했다.
◇사용자들 사이서 ‘출근제 복귀’ 목소리 줄어
또 KPMG의 이번 보고서에서 이목을 끄는 대목은 미국의 주요 기업들 사이에서 출근제 복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재택근무제에서 출근제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하는 CEO가 34%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KPMG가 지난해 같은 시점에 조사했을 때 응답자의 62%가 출근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밝힌 것과 비교하면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