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조 바이든 대통령 앞에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승인하라고 압박을 가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했다.
기시다 총리는 10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미·일 정상회담 직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문제에 관한 질문에 “현재 당사자 간에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양국에 좋은 논의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으로서는 미국 정부 내에서 법에 따라 적정하게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이 미국에 대한 최대 투자국이고, 미국에서 약 100만 명을 고용하고 있다"면서 "일본의 투자가 향후 점점 늘어나고 있어 양국이 윈윈할 수 있는 흐름을 확실히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미국 노동자에 대한 내 약속을 지킬 것”이라며 "나는 말을 지키는 사람이고, 그것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철강노조의 지지를 끌어내면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반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계획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공식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가 워싱턴DC를 방문하기 전에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미국 정부는 일본제철의 미국 철강기업 US스틸 인수를 승인하기 전에 이번 거래가 국가 안보 등에 미칠 영향을 자세히 검토하고 있다.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외국인의 미국 기업 인수합병 등 대미 투자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심사해 안보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시정 조치를 요구하거나 대통령에게 거래 불허를 권고할 수 있다. US스틸과 일본제철은 CFIUS에 심의를 요청한 상태다.
일본제철은 US스틸을 141억 달러(약 18조3000억원)에 매수한다고 발표했다. 피츠버그에 본사를 둔 US스틸은 지난 1901년 존 피어몬트 모건이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의 카네기스틸을 사들여 세운 122년 역사의 회사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