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 주에 인텔에 대한 반도체 보조금 지원 계획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1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과 함께 애리조나주에 있는 인텔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인텔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정부 보조금 지원 계획을 밝힐 것이라고 로이터가 전했다. 블룸버그는 미 상무부가 미국에 투자하는 국내외 반도체 기업에 제공할 280억 달러 중 인텔과 TSMC가 각각 100억 달러, 50억 달러를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상무부는 반도체 보조금 390억 달러 중 첨단 반도체 생산 기업에 280억 달러를 책정했다. 이는 기업들이 요청한 보조금 총액 700억 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로이터는 애리조나에 반도체 생산 시설이 있는 인텔이 고객과 부품 제공업체 관계자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의 보조금 발표 행사에 참석할 수 있도록 초청장을 보냈다고 전했다.
인텔은 미국 오하이오주(州)에 있는 1000에이커 부지에 200억 달러를 투입해 2개의 첨단 반도체 공장을 설립한다. 인텔은 이 시설에서 오는 2025년부터 반도체를 양산할 계획이다. 인텔 측은 해당 용지가 총 8개의 공장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향후 10년 동안 투자 규모는 1000억 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인텔은 이미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에 파운드리 2개 라인을 건설하고 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미 상무부가 이달 말에 삼성전자에 대한 보조금 지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 댈러스 인근에서 173억 달러(약 23조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대만 반도체 기업 TSMC가 칩스법에 따라 보조금 50억 달러(약 6조5800억원) 이상을 받을 예정이라고 로이터를 비롯한 외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TSMC뿐만 아니라 미국의 인텔과 마이크론, 한국의 삼성전자도 각각 수십억 달러를 받을 예정이지만 그 금액은 유동적이라고 전했다.
미 국방부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인텔에 대한 반도체 보조금 25억 달러 지원을 철회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바이든 정부는 인텔이 군사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조건으로 칩스법에 따라 인텔에 약 35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려 했다.
인텔은 파운드리 부활을 선언한 뒤 1㎚(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공정에서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달 말 미국에서 열린 세계적인 광학회 ‘SPIE 2024’에서 1.4나노(14A)급 파운드리 공정의 스펙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1.4나노에는 하이-NA 극자외선(EUV) 장비가 최초로 사용될 것이라고 인텔이 강조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