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1위 기업 BYD가 수출 확대를 위해 전용 운송선 확대에 나섰다.
5일(현지 시간) 닛케이는 BYD 창립자이자 회장인 왕촨푸가 “향후 2년 동안 7척의 선박을 추가로 배치하여, 운송 능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BYD는 주로 바퀴 달린 화물을 운송하는 RORO 운송선을 확보하고 있으며, BYD의 첫 번째 RORO 운송선 'BYD 익스플로러 1호'는 이미 지난 1월 유럽으로 출항했다. 이 선박은 7000대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다.
BYD는 2023년에 300만 대의 전기차 판매를 기록했으며, 2024년에는 400만 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BYD의 해외 NEV(화석연료가 아닌 새로운 에너지를 사용하는 차량) 판매량은 2023년 24만 대에 달했으며, 올해는 이를 40만 대로 늘리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급증하는 수출량에 따른 운송 능력 부족이 제기되고, 컨테이너 선박이 아닌 차량 운송 전담 선박의 필요성이 커졌다.
실제, 중국의 수송 능력은 급속히 확대되는 수출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영국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중국 선주가 소유한 자동차 운반선은 40척에 달한다. 40척의 선박을 합친 용량은 약 11만 대로 일본의 160만 대, 노르웨이의 93만 대, 한국의 49만 대보다 훨씬 적다.
일본, 유럽, 한국의 조선소는 그간에 차량 수출이 늘자 RORO 선박을 포함, 점점 더 큰 운반선을 생산함으로써 보조를 맞췄다.
이에, BYD는 운송의 차질을 해소하고, 해상 수출 능력 강화와 유럽 시장 입지 확대를 위해 RORO 운송선을 모두 8척을 운용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이미 지난 1월에 유럽으로 출발한 ‘BYD 익스플로러 1호’는 중국 국제 해양 컨테이너의 조선 계열사인 CIMC 래플즈에서 제조했으며, 중국 조선소에서 자국 생산 차량 수출 전용으로 건조한 최초의 운반선이었다.
BYD는 또한 올해 1월부터 중국 선박 제조기업 CSSC 오프쇼어 앤 마린을 통해 각 7000대를 운송할 선박 2척을 추가로 건조 중이다. 인도까지는 약 2~3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YD의 자동차 운반 선박의 평균 가격은 1척당 약 6500만 달러로 7척의 총건조 비용은 약 4억 5500만 달러(약 6000억 원)로 자체 보유 자금이나 대출 등으로 자금을 마련했다고 알려졌다.
또한, BYD 외에도 자동차 운송선 확대 움직임은 나오고 있다.
2023년 중국 자동차 수출은 490만 대로, 2022년 대비 58% 증가해 세계 최대 수출국이 됐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 여세를 몰아 2024년 수출량을 12% 늘려 잡아, 총 550만 대의 차량을 수출할 계획이다.
이에, BYD 외에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수송 능력 확대에 나섰다. 국영 SAIC 모터가 주문하고 CSSC가 제작한 RORO 선박도 1월에 유럽으로 출항했다. SAIC는 계열 물류회사인 SAIC 안지로지스틱스를 통해 향후 3년간 9000대를 실을 수 있는 대형 선박을 포함해 14척의 RORO를 확보할 계획이다. SAIC는 “중국 브랜드의 수출 가속화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시장에서는 중국 전기차에 대한 환경적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현지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전기차 시장에 고전하고 있다. 이에 BYD 등 중국의 자동차 업체들은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등지에 판매망을 확대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BYD와 중국의 이번 운송선 확대 계획은 중국의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서의 영향력 확대와 함께, 전기차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어, 기존의 자동차 업체들에 새로운 도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 가지 중요한 변수가 남아 있다. 유럽연합(EU)의 보조금 조사다.
EU는 쏟아지는 중국 전기차에 대해 보조금 조사를 시작했고, 올해 6월 그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중국 전기차 유입을 경계하고 이에 대해 규제를 부과하려는 것이다.
만약, 규제가 확정될 경우는 올해 계획한 수출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시장 전문가들은 BYD가 계획 중인 나머지 5척이나 SAIC 안지로지스틱스가 추진하는 14척 모두 계획대로 건조가 실현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BYD가 올해 2척만 건조 중인 것도 자금 사정 외 자칫 수출 물량 축소 등으로 자동차를 운송하는 특수 선박의 공급 과잉이 발생할 수 있음을 고려한 때문으로 해석한다. 추가 선박 건조는 추이를 봐가면서 진행될 것으로 관측한다.
전문가들은 BYD를 비롯한 중국의 자동차 제조사들이 선박을 공동으로 활용할 경우, 운송 선박의 공급 과잉 위험을 줄일 수 있고, 운송 선박 활용도를 높이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어, 다양한 자구책을 찾을 것으로 본다.
한편, BYD는 실제 규제 강화가 진행될지는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이에 대비해 헝가리에 공장을 건설할 계획을 발표했으며, 3년 안에 완공될 예정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