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열리는 차기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거 대통령 재임 시절보다 강도 높은 반이민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차기 대선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미국의 지난해 인구 증감 추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의 반 이민 행보는 현실을 무시한 비합리적인 처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결과는 이민자의 유입이 지속되지 않으면 미국이란 나라가 인구 감소 위기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수 있음을 직접적으로 뒷받침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美 인구 지난해 사상 최대 폭 증가…이민자 덕분
17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미국의 부동산 컨설팅 업체 존번스부동산컨설팅(JBREC)은 최근 펴낸 ‘미국의 인구통계 분석 및 전망’ 보고서는 트럼프가 표방하고 있는 반 이민 정책이 얼마나 현실과 거리가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JBREC는 미국의 인구 추이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미 인구조사국, 미 의회예산국(CBO) 등의 자료에 근거해 이 보고서를 마련했으나 이민자가 미국 인구를 지탱하는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동시에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보고서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지난해 미국 인구가 380만명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주된 이유가 이민자 때문이라는 대목이다.
보고서는 “한 해 동안 400만명 가까이나 인구가 증가한 것은 미국이 건국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JBREC의 이같은 분석 결과는 미 인구조사국이 앞서 지난해 12월 발표한 내용과는 다르다. 미 인구조사국도 지난해 인구 증가 폭을 밝혔지만 160만명 수준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JBREC는 “우리의 분석 결과가 인구조사국의 분석 결과가 차이 나는 이유는 인구조사국이 이민자의 유입 규모를 지나치게 적게 추산한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방 통계당국이 이민자 유입 규모를 실제보다 적게 잡은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JBREC의 주장인 셈이다.
강력한 반이민정책 표방하는 트럼프 재집권하면 반전 가능성 커
다만 보고서는 이같은 증가 추세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인구 증감 추이에 이민자 유입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맞지만 정부 정책, 의회 입법, 관계당국의 규제 등 다양한 요인이 이민자 유입 자체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모든 요인이 이민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내다봤다.
보고서가 언급한 정부 정책은 미국 정부의 이민 정책을 사실상 뜻하는 것으로, 트럼프가 백악관에 재입성할 경우 첫 대통령 재임 때보다 강도 높은 이민 규제 정책을 펼치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이민자 유입 추세가 2차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다면 급격하게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미국 인구에서 이민자의 순증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향후 10년 동안 67%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