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부 격차는 코로나 이후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이제 경제 문제만이 아니다. 사회적·정치적 문제로 벌써 전이되고 있으며, 각종 갈등과 분열 심지어 전쟁을 초래할 수 있는 엄중한 과제로 변질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5일(현지 시간) CBS는 빈곤퇴치단체 옥스팜 인터내셔널이 최근 세계경제포럼에서 전 세계 불평등에 대한 연례 평가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 평가에서는 10년 안에 세계에서 첫 번째 조만장자가 탄생할 수 있으며, 초부유층과 세계 인구 대부분 사이의 격차가 너무나도 커지고 있음을 경고하고, 대응책 마련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부자들의 재산 급증
옥스팜이 경고한 조만장자는 1조 달러 이상의 재산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조만장자는 아직 존재하지 않지만, 옥스팜은 10년 안에 세계 최초로 이런 부자가 나타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옥스팜은 세계 상위 5명 억만장자의 재산이 2020년 이후 11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10년 안에 누군가가 1조 달러 이상의 재산을 갖게 될 것이라고 보았다.
옥스팜은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에네시(LVMH) 가문,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 오라클 창립자 래리 엘리슨, 투자전문가 워런 버핏 등 5명의 재산이 2020년 이후 자산이 급증했다고 꼽았다. 이들 중 일론 머스크는 현재 개인 재산이 대략 2500억 달러로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으로 평가된다.
조만장자의 등장은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엄청난 자산을 바탕으로 정치, 경제, 사회, 외교안보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부의 불균형은 이미 우리가 역사적으로 경험했던 사회 갈등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고, 과거에 보지 못했던 분열과 전쟁을 촉발할 수 있다.
코로나 이후 빈부격차 확대
천문학적으로 많은 돈을 보유한 부자가 나타나는 한편으로 코로나 이후에 거의 50억 명의 사람들은 더 가난해졌다.
세계의 많은 개발도상국은 코로나 경제 봉쇄 동안 힘든 시기를 겪었지만, 부자 국가들은 자국 국민에게 재정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어 가난을 피했다.
또한,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와 식량 등 필수품 가격이 치솟았고, 이에 가난한 나라들은 더 큰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했고, 가난한 사람들은 자산 감소를 절감했다.
빈부격차 현실과 불평등 타파 중요성
옥스팜은 빈부격차의 현실을 비교하기 위해서 UBS 세계 부자 보고서 및 크레디트 스위스 세계 부자 데이터북 2019의 수치를 사용했다.
옥스팜이 제시한 수치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하위 60%의 총 부(富)는 2020년 3월 3400억 달러에서 2023년 11월까지 8690억 달러로 약 2.7배 증가했다. 이는 명목상으로는 155%의 증가율에 해당한다. 이는 매우 높은 증가율이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회복되고, 주식 시장과 부동산 시장이 상승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약 50억 명이 소유한 부는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실질소득을 기준으로 하자면, 3년 전보다 200억 달러나 자산이 감소했다.
게다가 세계 상위 5명의 억만장자 재산은 같은 기간에 약 3.4배 증가했다. 2023년 11월 기준, 포브스(Forbes)에 따르면 세계 상위 5명의 총재산은 8690억 달러에 달한다.
이러한 총재산은 일부 가난한 한 나라보다 더 많다. 예를 들면, 2023년 기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인 중앙아프리카공화국 GDP는 약 200억 달러로, 세계 상위 5명의 억만장자 중 한 명인 일론 머스크의 재산보다 턱없이 적다. 한 사람의 부자가 가난한 나라의 전체 소유보다 더 많은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시대가 됐다.
이와 같은 빈부격차의 확대는 세계가 ‘분열의 시대’로 진입하는 것을 보여준다. 극소수 부자와 가난한 다수의 사이가 더 크게 분열될 수 있다. 이런 빈곤을 근절하려면 200년 이상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옥스팜은 '불평등'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세우고, 이를 타파하기 위해 모든 국가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에 대한 영구적인 과세, 대기업에 대한 보다 효과적인 과세, 탈세 반대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말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