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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워크 파산, 15조 손실보다 손정의 명성에 더 큰 타격”

최용석 기자

기사입력 : 2023-11-08 18:08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소프트뱅크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소프트뱅크 로고. 사진=로이터
공유 오피스 기업 위워크가 파산을 신청하면서 거액을 투자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화려한 기술 투자 이력에도 오점이 남게 됐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위워크의 파산신청이 소프트뱅크와 손 회장에게 115억 달러(약 15조 원)의 손실을 안겨줬으며, 그의 명성에는 더 심한 손상을 입혔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손 회장이 측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소프트뱅크 그룹과 비전 펀드의 자금 수십억 달러를 끌어다 위워크에 투자했으며, 그 결과 위워크의 기업 가치가 2019년 470억 달러까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불과 몇 달 뒤 위워크의 기업공개 서류에서 손실 및 이해 상충 문제가 드러나자, 회사 측은 기업공개를 철회하고, 투자자들은 막대한 손실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손 회장과 소프트뱅크는 위워크를 살리기 위해 95억 달러 규모의 구제 패키지를 마련했다. 하지만 위워크는 IPO 철회 이후 주가가 계속 하락하면서 결국 손 회장의 ‘비전 펀드’에 115억 달러의 손실과 22억 달러(약 2조 8800억 원)의 부채를 떠안겼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비전 펀드가 320억 달러의 기록적인 손실을 입은 데다, 이번에 위워크 주가까지 곤두박질치면서 벤처캐피탈 투자자로서의 손 회장의 입지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0년 중국 이커머스 업계 선두 주자 알리바바 그룹에 대해 2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성공을 거둔 손 회장은 지난 2017년 ‘비전 펀드’를 설립하고 수백 개의 스타트업에 14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하지만, 투자한 기업 가치를 지나치게 높게 평가하고, 창업자들이 원한 것보다 더 많이 투자하는 등 과장된 투자 행보를 보이면서 투자자들과 실리콘 밸리의 경쟁자들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다.

뉴욕대학교 스턴경영대학원 아스와스 다모다란 교수는 “손 회장이 알리바바 그룹 투자처럼 닷컴 붕괴 때 살아남았던 경험이 그의 판단력을 흐리게 했을 수 있다”라며 “위워크 사태 이전에는 손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신중하고 영리하며 비전 있는 조직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성공했다는 사실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고 확신했을 수 있고, 결국 거기에 몰락의 씨앗이 숨겨져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문회사 아스트리스 어드비저리의 애널리스트 커크 부드리도 “중요한 것은 투자 손실뿐만 아니라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라며 “막대한 현금이 투입되면서 기업가치가 인위적으로 부풀려졌고, 그로 인한 오만함은 결국 폭락으로 이어졌다”고 평했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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