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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만들면 '달러 코인' 지급...크래프톤 메타버스 '오버데어' 공개

크리에이터 기반 메타버스…보상은 스테이블 코인 USDC

이원용 기자

기사입력 : 2023-09-15 17:23

크래프톤이 블록체인 '세틀러스' 기반 시스템이 적용된 메타버스 '오버데어'를 개발하고 있다. 사진=크래프톤, 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크래프톤이 블록체인 '세틀러스' 기반 시스템이 적용된 메타버스 '오버데어'를 개발하고 있다. 사진=크래프톤, 이원용 기자
크래프톤이 네이버제트와 합작 개발 중인 메타버스 '오버데어(OVERDARE)'가 베일을 벗었다. 미국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기반으로 한 경제 구조를 적용, 기존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들과 차별화를 노릴 전망이다.

오버데어는 이달 14일 크래프톤에서 정식으로 공개한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무모하고 대담하다'와 '저기 어딘가(Over There)'라는 뜻을 모두 담아 '스스로를 대담하게 표현할 수 있는 차세대 플랫폼을 개척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해당 프로젝트를 공개할 때에는 '미글루'라는 가칭으로 불렀다. 미글루는 호주에서 1950년에 발견된 알비노 혹등고래의 이름으로, 하와이 현지 언어로 '하얀 친구'란 뜻이다.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에 적응하는 희귀종이란 뜻을 내포하고 있으며 이는 정식 명칭에 담긴 '무모함', '개척'과도 연결된다.
이 플랫폼은 게임 제작 기능을 중심으로 이용자들의 커뮤니티 활동과 콘텐츠 거래 등을 지원하는 '크리에이터 기반 플랫폼'을 지향한다. 현행 서비스 중 가장 비슷한 유형은 네이버제트의 제페토(ZEPETO)나 미국의 유명 소셜 게임 로블록스가 있다.

게임의 기반 엔진은 언리얼 엔진5로, 현재 대중적으로 활용되는 개발 툴 중 가장 하이엔드(최고 품질) 그래픽을 구현하는 데 적합하다는 평을 받는 엔진이다. 로블록스 등 경쟁 서비스와 비교했을 때 보다 전문적인 개발자들을 유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블록체인 '세틀러스' 이미지. 사진=세틀러스 공식 X(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블록체인 '세틀러스' 이미지. 사진=세틀러스 공식 X(트위터)

오버데어의 가장 큰 특징은 크래프톤 측의 자체 블록체인 '세틀러스(Settlus)' 시스템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사측이 공개한 세틀러스 공식 사이트에는 오버데어로 보이는 콘셉트 이미지가 걸려있는데, 여기에 흰 고래 오브젝트가 놓여있어 두 프로젝트 사이 연결점을 시사하고 있다.

세틀러스는 게임 내 콘텐츠를 NFT(대체불가능토큰)과 연동하는 기본적인 블록체인 게임의 툴은 유지하되, 그 보상으로 USD코인(USDC)을 지급한다.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와 연동하는 것이 일반적인 이른바 'P2E(Play to Earn, 플레이하며 돈 벌기) 게임'이나 더 샌드박스(SAND)의 '랜드', '디센트럴랜드(MANA)' 등 기존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들과는 다른 운영 방식이다.

USDC는 미국 나스닥 거래소에 상장된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블록체인 전문사 서클과 공동 운영 중인 암호화폐다. 미국 달러와 같은 가격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 ‘달러 스테이블코인‘이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암호화폐는 항상 극심한 변동성으로 인해 투자, 나아가 투기 수단이라는 의혹에 시달리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한 경제 구조를 적용한 기존 블록체인 게임이나 메타버스도 이를 피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플랫폼이 활성화되면 코인 매각을 통해 현금화하려는 움직임이 증가하고, 이것이 가격 하락과 채산성 저하로 이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 일어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며 "USDC 등 스테이블 코인을 보상으로 지급한다면 이러한 논란이나 문제점에 대한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USDC 운영사 서클의 제레미 알레어 대표가 2023년 9월 6일 한국에서 열린 코리안블록체인위크(KBW)에 연사로 참여한 모습. 사진=제레미 알레어 공식 X(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USDC 운영사 서클의 제레미 알레어 대표가 2023년 9월 6일 한국에서 열린 코리안블록체인위크(KBW)에 연사로 참여한 모습. 사진=제레미 알레어 공식 X(트위터)

암호화폐 통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USDC의 시가총액은 15일 기준 261억달러(약 35조원),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테더(USDT), 바이낸스 코인(BNB), 리플(XRP)에 이어 6위다. 스테이블코인 중에선 테더의 830억달러(약 110조원)에 이은 2위에 해당한다.

세틀러스가 보상으로 테더가 아닌 USDC를 선택한 이유는 안정성으로 짐작된다. 크래프톤 측에 USDC를 보상으로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이유를 묻자 "크리에이터들에게 안정적인 보상을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답변했다.

테더는 현재 분기 단위로 회계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고, 과거 준비금으로 기업 어음 등 불안정한 자산을 선택했다는 등 논란에 시달린 바 있다. 반면 USDC는 1개월 단위로 보고서를 공개하고 있으며 준비금으로 현금성 자산과 미국 단기 국채 등 보다 안정적인 자산을 선택해왔다.

오버데어는 크리에이터 기반 메타버스란 점에서 기반 툴인 언리얼 엔진 개발사 에픽게임즈의 'UEFN(언리얼 에디터 포 포트나이트)' 프로그램과 경쟁할 것으로 짐작된다. UEFN은 에픽게임즈 대표작 '포트나이트'와 언리얼 엔진을 연동한 시스템이다. 콘텐츠의 제작과 거래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포트나이트 전체의 수익 중 40%를 창작자들에게 지급하는 정책이 함께 추진될 예정이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는 지난달 말 한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후발주자들에 대해 "메타버스에서 혁신과 경쟁은 중요하며, 다양한 메타버스들이 출시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크래프톤 측 역시 "오버데어는 모바일 플랫폼을 지원하고 블록체인 생태계가 더해졌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는 만큼, UEFN과 선의의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크래프톤은 오는 12월 경 '오버데어'를 일부 지역에 소프트 론칭하는 형태로 이용자 반응을 검증한 후 내년 상반기 안에 글로벌 정식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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