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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패션·애니메이션 아우르는 제페토…로블록스와 '엎치락뒤치락'

콘텐츠 제작 툴 대거 확대…구글부터 스타트업까지 다각도로 협력
"연2.8조원 시장 노린다"…'버튜버' 두고 日서 로블록스와 맞대결

이원용 기자

기사입력 : 2023-08-09 00:00

네이버제트가 올해 개최한 '제페토(ZEPETO) 월드잼' 공모전에서 수상한 월드 '라이트 페어리 랜드 파크'. 사진=제페토 공식 유튜브 채널이미지 확대보기
네이버제트가 올해 개최한 '제페토(ZEPETO) 월드잼' 공모전에서 수상한 월드 '라이트 페어리 랜드 파크'. 사진=제페토 공식 유튜브 채널
네이버가 제페토(ZEPETO) 내 콘텐츠 제작 기능 확대를 위해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협력 추진에 나섰다. '로블록스'를 위시한 글로벌 서비스와 크리에이터 중심 플랫폼으로서 경쟁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제페토 운영사 네이버제트는 지난달 말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 기능 '3D프레소' 툴을 공식적으로 업데이트했다. 오는 13일까지 AI툴로 콘텐츠를 제작, 제페토 플랫폼에 게재한 이용자 중 75명에게 상품을 증정하는 특별 이벤트도 개최했다.

3D프레소는 2019년 11월 설립된 국내 스타트업 리콘랩스가 개발한 툴로 키워드 입력만으로 원하는 3D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다. 의류와 신발, 헤어 등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등 현실 패션 분야에 특화된 툴로, 상업적 이용이 가능한 데이터만 학습해 '저작권 논쟁'에서 자유롭다는 점이 특징이다.
네이버는 올해 들어 제페토와 AI를 결합하려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일례로 5월에는 구글이 새로운 AI 언어모델 'PaLM(Pathways Language Model) 2'를 공개하는 자리에서 제페토의 아바타 제작과 PaLM을 결합한 사용례를 제시했다.

6월에는 이용자의 사진을 아바타로 제작하는 기능에 AI를 도입, 일반형은 물론 캐릭터·애니메이션·피규어 등 보다 '서브컬처'에 가까운 유형으로도 제작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였다. 그 다음 달에는 2D 애니메이션 스타일 아바타 제작 기능도 업데이트했다.

앞서 언급한 리콘랩스는 네이버 본사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젝트 D2SF(For Developers, By Developers Startup Factory)를 통해 지원한 파트너사다. D2SF 프로젝트에는
AI 데이터 분석, AI 번역, 3D 엔진, 커머스 등 다양한 분야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는 만큼 향후 이들과 제페토의 협업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짐작된다.

제페토에 추가된 툴 '3D프레소' 예시 이미지. 사진=리콘랩스이미지 확대보기
제페토에 추가된 툴 '3D프레소' 예시 이미지. 사진=리콘랩스

네이버가 제페토를 운영하며 생성형 AI와 패션, 서브컬처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이유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로 짐작된다. 특히 제페토가 넘어야 할 라이벌로 꼽히는 '로블록스', '포트나이트'와 맞붙는 데 주안점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일례로 로블록스는 올 3월, 텍스트만으로 콘텐츠 제작용 코드를 생성하는 '코드 어시스트', AI 기반 3D 애셋 제작기 '머터리얼 제너레이터' 베타 버전을 선보였다.
포트나이트 개발사 에픽게임즈는 올 3월, 포트나이트의 콘텐츠 제작 기능을 사측의 3D 게임 개발 툴 언리얼 엔진과 결합하는 '언리얼 엔진 포 포트나이트(UEFN)'을 발표했다.

에픽게임즈 측은 공식적으로는 "언리얼 엔진에는 생성형 AI를 도입하지 않을 것"이라 발표했다. 이는 머신 러닝을 기반으로 한 기존의 AI 모델을 활용하지 않는다는 뜻일 뿐, 이들의 3D 월드 제작 툴은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생성형 AI에 뒤지지 않는 수준으로 개발자를 지원할 수 있다.

로블록스가 VARK와 협력, 오는 9월 2일 버튜버 '카나데 미미'의 콘서트를 선보인다. 사진=VARK이미지 확대보기
로블록스가 VARK와 협력, 오는 9월 2일 버튜버 '카나데 미미'의 콘서트를 선보인다. 사진=VARK

네이버제트는 애니메이션 스타일 기능들을 제페토에 도입하며 "연 2조8000억원 규모 버튜버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버튜버란 버추얼 유튜버의 준말로 흔히 애니메이션 풍 미소년·미소녀 아바타를 내세운 개인방송인을 일컫는다.

앞서 네이버제트는 올 5월 인도네시아계 버튜버 그룹 '마하판차(MAHA5)'와 협업, 제페토 내에서 버튜버 콘텐츠를 선보였다. 버튜버의 종주국 일본, 100만 버튜버가 두 명이나 탄생한 인도네시아 모두 버튜버 업계의 핵심 시장이면서도 제페토의 주요 시장으로 손꼽힌다.

이에 로블록스 또한 7월 일본의 VR(가상현실) 버튜버 플랫폼사 바크(VARK)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추격에 나섰다. 올 9월 2일에는 로블록스에서 최초로 공식 버튜버 콘서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일본 엔터테인먼트 전문지 리얼 사운드는 "세계 메타버스 시장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는 로블록스와 제페토가 올 하반기 들어 버튜버 등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에 나섰다"며 "특히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제페토가 이 다음으로 어떤 확장 전략을 취할 것인지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평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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