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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게임에 '사활'…R&D에 연 3조원 쏟아붓는다

2020년 대비 2배 증가한 예산…코어 엔진 전자·반도체에서 게임으로
콘솔에서 온라인 게임으로 '피버팅'…"3년 안에 온라인 신작 12종 낸다"

이원용 기자

기사입력 : 2023-07-13 09:42

소니 그룹에서 게임 사업을 총괄하는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의 사옥 전경. 사진=소니이미지 확대보기
소니 그룹에서 게임 사업을 총괄하는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의 사옥 전경. 사진=소니
소니가 게임 사업 연구 개발(R&D)에 올해 약 3조원의 예산을 쏟아붓는다. 3년 사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로, 그룹 전체의 코어를 게임 사업으로 전환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12일(현지 시간) 일본 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소니의 회계연도 2023년(4월~2024년 3월) R&D 예상 지출액은 총 7600억엔(약 7조255억원)이었다. 전체 예산 중 39.5%인 3000억엔(약 2조7600억원)이 게임 사업 R&D에 활용될 전망이다.

게임 사업 R&D 비용은 몇 년 사이 급격히 증가했다. 소니가 회계연도 2022년에 지출한 2711억엔에 비하면 10.7%, 3년 전인 2020년 1445억엔에 비하면 2배 넘게 증가했다. 또 그룹 전체 R&D 비용에서 전자, 반도체 등 핵심 사업 분야보다도 비중이 높게 책정됐다.
소니의 게임 사업은 세계 최대 콘솔 기기로 꼽히는 플레이스테이션(PS)이 주도하고 있다. PS 사업을 운영하는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소니IE)는 '페이트 그랜드 오더' 라센글 등 일본 게임사는 물론 '라스트 오브 어스' 너티독, '갓 오브 워' 산타 모니카 스튜디오 등 서구권 자회사도 다수 거느리고 있다.

올 4월 소니가 발표한 그룹 전체 연간 실적에 따르면 그룹 전체 실적이 11조엔(약 106조원), 게임 사업 부문 매출이 3억6446만엔(약 34조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TV 등 전자 산업은 2조4760억엔(약 23조원), 카메라와 렌즈 등 I&SS(Imaging and Sensing Solutions) 사업부는 1조4022억엔(약 13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소니IE 대표작들의 이미지. 왼쪽부터 언차티드·라스트 오브 어스·그란 투리스모·호라이즌 포비든·갓 오브 워·트위스티드 메탈. 사진=소니IE이미지 확대보기
소니IE 대표작들의 이미지. 왼쪽부터 언차티드·라스트 오브 어스·그란 투리스모·호라이즌 포비든·갓 오브 워·트위스티드 메탈. 사진=소니IE

소니가 급격히 게임 사업 R&D 예산을 투자하는 배경에는 PS 등 콘솔게임 위주의 사업에서 '라이브 서비스 게임', 즉 온라인 게임으로 사업 분야를 확장하려는 의도가 내포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월, 소니는 미국 유명 온라인 게임 '데스티니' 개발사 번지 소프트웨어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발표 직후 열린 회계연도 3분기(2021년 10월~12월)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소니 측은 "라이브 서비스 게임 역량을 확대, 오는 2026년까지 10종의 새로운 라이브 서비스 게임을 론칭하고자 한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업계 라이벌인 엑스박스 운영사 마이크로소프트(MS)가 687억달러(약 87조원)을 들여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나섰다는 것 또한 소니의 경계심을 불러온 것으로 풀이된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콜 오브 듀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등 대형 온라인 게임 IP를 여럿 보유하고 있다.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계약은 미국의 연방거래위원회(FTC)와 영국 경쟁·시장관리국(CMA) 등에 의해 저지됐으나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 지방법원에서 MS와 FTC 사이 법정 공방에서 MS 측 손을 들어줌에 따라 인수가 성사될 수 있다는 낙관론이 강해지고 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소니는 이번 R&D 비용 추산치를 공개하며 "라이브 서비스형 게임 시장 규모가 오는 2026년 190억달러(약 24조원)에 육박, 게임 콘솔 하드웨어 시장을 추월할 것으로 보고있다"며 "현재 1종(번지 '데스티니 가디언즈')에 불과한 라이브 서비스 게임 라인업을 회계연도 2026년까지 총 12종으로 확대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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