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스 CEO,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둘째가라면 서러울 세계적인 억만장자라는 점이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혁명적인 진화 덕에 이들에게 뜻밖의 공통점이 추가됐다. AI 때문에 졸지에 모두 거지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인도의 사진작가가 이미지 생성 AI 소트프웨어인 미드저니를 이용해 이들이 인도의 슬럼가에서 거지처럼 사는 누추한 모습을 합성 사진으로 만들어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한 뒤 초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미드저니를 창업한 데이비드 홀즈는 미드저니 무료 평가판을 이용해 만든 ‘진짜 같은 가짜 사진’이 범람하면서 논란이 일자 무료 평가판 이용을 제한하겠다고 지난달 발표하기에 이르렀으나 미드저니에 기반한 가짜 사진 열풍은 오히려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를 계기로 널리 알려진 공인들을 합성하는 데 AI가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것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아울러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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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매체 중심으로 대서특필
9일(이하 현지 시간) 인도 NDTV에 따르면 ‘withgokul’이라는 계정을 사용하는 인도 사진작가 고쿨 필라이가 머스크, 게이츠, 베이조스, 저커버그, 버핏, 암바니, 트럼프의 합성 사진을 전날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뒤부터 커다란 화제를 모으고 있다.
24시간 뉴스방송 채널인 NDTV를 비롯해 상당수 인도 매체가 앞다퉈 대서특필하고 나섰을 정도.
필라이는 인도 뭄바이의 빈민가를 배경으로 한 영화로 빈민 출신의 주인공이 백만장자가 되는 이야기를 다뤄 지난 2009년 미국 아카데미상 8개 부문을 석권한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모티브로 삼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영화와는 반대로 억만장자들이 빈민으로 전락한 모습을 예술적인 차원에서 구현한 셈으로 모두 뭄바이 빈민가를 배경으로 누추한 옷차림과 야윈 모습으로 합성됐는데 해상도가 뛰어나고 가짜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기 어려울 정도로 실사와 흡사한 것이 공통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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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와 가짜 구분 어려운 문제에 대한 우려 목소리
이 특이한 사진들이 공개되자마자 온라인에서는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전혀 상상하거나 예상하지 못한 합성 사진이라는 반응의 댓글이 상당수를 차지한 가운데 AI 기술의 획기적인 진화로 진짜 사진과 가짜 사진을 구분할 수 없는 시대가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게이츠 전 MS 창업자가 가장 야윈 모습이어서 가장 실감이 난다는 평가가 많았던 반면에 한 인스타그램 사용자는 “머스크 CEO는 빈민의 모습인데도 그나마 여전히 부자 느낌이 난다”고 했다.
앞서 성추문을 돈으로 입막음하려 했다는 혐의로 전‧현직 대통령 가운데 미 헌정사상 처음으로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체포되거나 죄수복을 입은 장면을 합성한 사진이 온라인에서 널리 확산돼 큰 화제와 논란을 동시에 불러일으킨 바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