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사이버트럭은 테슬라가 ‘미래형’ 전기 픽업트럭이 될 것이라며 야심차게 개발해온 제품이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여러차례 지연된 끝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최근 발언에 따르면 마침내 올해 중으로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르면 올여름께로 예상되고 있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머스크 CEO가 전에 볼 수 없었던 혁신적인 디자인을 적용한 차량이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고 특히 세계 최대 픽업트럭 시장인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커다란 화제를 뿌려왔다.
아직 출시 일정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임에도 사이버트럭 사전예약 대수가 현재 무려 160만대를 돌파한 것도 사이버트럭에 집중된 뜨거운 관심 때문이다.
그러나 사이버트럭을 과연 통상의 픽업트럭으로 간주하거나 분류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적어도 미국의 트럭 운전사들이 사이버트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확인이 됐다.
◇전기 트럭 구매 시점 “이르면 내년, 늦으면 6년 안에”
20일(현지시간)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화물차 관련 부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전자상거래업체 아메리칸트럭스닷컴이 미국의 화물차 차주와 운전사를 대상으로 ‘전기 트럭’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질문의 초점은 이제 초기 단계인 전기 트럭을 구매할 의사가 있는지, 구매할 계획이라면 어떤 제품에 관심이 있는지, 향후 전기 트럭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 등에 맞춰졌다.
아메리칸트럭스닷컴은 설문조사를 진행한 배경에 대해 “전기차 수요는 근년 들어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비해 전기 픽업트럭의 본격적인 출시는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향후 전기 픽업트럭 시장을 전망하기 위해 현재 트럭을 몰고 있는 소비자들의 생각을 직접 들어볼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일렉트렉은 전기 픽업트럭 시장이 아직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 배경에 대해 “그동안 미국의 트럭 차주들이나 운전사들은 다른 차종에 비해 전기 트럭에 대한 관심이 적은 편이었다”고 전했다.
일렉트렉은 특히 이번 설문조사 결과르 인용해 “자가용 용도의 전기차와는 다르게 전기 픽업은 화물을 실어나르는 용도여서 물건을 실은 상태에서 주행거리는 크게 줄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주행거리가 큰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주행거리가 전기 트럭 시장의 발전을 막는 주된 걸림돌로 꼽힌다는 것. 실제로 이번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의 68%는 “주행거리가 전기 트럭으로 갈아타는데 가장 크게 고려할 사항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사정 때문에 전기 트럭으로 갈아탈 생각이 있다는 응답자는 아직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메리칸트럭스닷컴에 따르면 이번 조사 결과 내년까지 전기 트럭으로 갈아탈 의사가 있다는 응답은 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25%는 향후 2~3년 안에 갈아탈 생각이 있다고 밝혔고 30%는 4~5년 안에 갈아탈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6년 안에 갈아탈 계획이라고 밝힌 응답자도 18%나 됐다.
미국의 트럭 차주나 운전자 가운데 압도적인 다수가 일러야 2년 안에, 늦으면 6년 안에 갈아탈 생각이 있다고 밝힌 셈이다.
◇가장 선호하는 전기 픽업트럭은 ‘포드 F-150 라이트닝, 테슬라 사이버트럭’
선호하는 전기 픽업트럭을 구체적으로 물은 결과에서는 테슬라 사이버트럭이 전체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1위는 미국 트럭의 대표 브랜드로 통하는 포드자동차의 ‘포드 F-150 라이트닝’이 차지했다.
사이버트럭 다음으로는 GM의 ‘쉐보레 실버라도 EV’, 도요타자동차의 ‘도요타 타코마 EV’, GM의 ‘GMC 시에라 EV’ 순이었다.
다만 이번 조사는 화물차를 몰지 않은 미국인도 조사 대상에 포함시켰는데 화물차 차주나 운전자만 떼어놓고 조사한 결과 사이버트럭이 1위를, 포드 F-150 라이트닝이 2위를 차지했다.
◇美 트럭 차주‧운전자 56% “사이버트럭은 진짜 트럭 아냐”
그러나 사이버트럭에 대해서는 기대보다는 회의적인 예상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머스크 CEO에 따르면 이르면 올여름께 양산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도 많지 않고 사이버트럭을 과연 트럭으로 간주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아메리칸트럭스닷컴에 따르면 ‘사이버트럭을 진정한 의미의 트럭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번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의 56%가 “사이버트럭은 진짜 트럭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테슬라가 최근 밝힌대로 이르면 올여름께 사이버트럭의 양산이 시작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테슬라를 믿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가운데 가장 많은 43%는 “앞으로 2~3년 후에나 양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17%는 “4~5년 안에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기 때문이다. 응답자의 20%는 “언제 가능할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